[4·13 총선 향해 뛰는 사람들] 군·법조인 출신 매력과 강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여야가 총선 때면 군맥(軍脈)을 찾고, 법조인 명단을 들추는 것은 이들의 득표 경쟁력과 영향력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매력과 강점은 뭘까.

◇ 군〓군의 특징은 덩치가 크다는 것. 현역 70만명에다 재향군인회원수만도 6백만명이다. 유권자를 직종별로 구분하면 가장 큰 규모다. 군은 보수세력의 저류를 형성하며 '안정 이미지' 상품을 갖고 있다.

군은 김영삼 정부 출범 후 덩치만큼 큰 목소리는 내지 못했다. 군의 정치참여 배제라는 시대적 분위기에 따른 것이다. 군 출신 의원 숫자도 14대 37명에서 15대 16명으로 크게 줄었다.

그래서 여야는 군의 소외감을 달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군 인사를 영입해 '군심(軍心)' 을 모아보자는 것이다.

서울대 장달중(張達重.정치학과)교수는 "현 정부 출범 후 보수.중산층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만큼 유권자에게 보수적 이미지의 안정감을 주는 군 출신 인사의 장점이 부각될 만하다" 고 진단했다.

각론에서는 여야간 계산에 차이가 있다. 군 인사 영입을 통해 보수층에 다가서려는 여권과 달리 한나라당은 햇볕정책에 대한 비판론과 군내 지역편중 인사 논란 등을 부각시킨다는 생각이다. 때문에 한나라당은 현 정부 출범 후 요직에서 탈락한 군 고위층의 영입에 힘을 쏟는다.

◇ 법조인〓국회가 입법기관인 만큼 법조계 출신에 대한 수요는 기본적으로 존재해왔다. 지난해 법조비리.옷로비 사건 등으로 상처를 입었지만 전문가집단이란 점에서 활용도가 크다.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총무.조찬형(趙贊衡)법사위간사.이상수(李相洙)정개특위간사.신기남(辛基南)전 대변인, 한나라당 이사철(李思哲)대변인.목요상(睦堯相)국회법사위원장.박희태(朴熺太)전 총무, 자민련 함석재(咸錫宰)법사위간사.김학원(金學元)정개특위간사 등이 이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특히 정계입문 전 법률상담 등으로 언론매체에 자주 등장, 지명도가 큰 법조인들은 우선 공략대상이 된다.

정당입장에선 선거자금 지원을 걱정할 필요가 적다는 이점도 있다. 대부분 변호사업을 통해 자력선거전이 가능하기 때문. 변호사들 또한 선거에 지더라도 인지도를 높이는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셈이다.

이들은 정당간 고소.고발사건때 소속정당의 변론을 맡는 방패역도 하고, 특히 검찰과 갈등소지가 많은 야당에선 엄격한 선-후배 관계를 이용해 검찰과의 막후 창구역을 맡기도 한다.

최상연.김정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