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공장 품질관리, 르노 본사에서도 배워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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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르노삼성자동차가 최근 국내 리서치업체인 마케팅 인사이트에서 조사한 품질만족지수 자동차 분야에서 8년 연속 1위에 올랐다. 르노삼성이 품질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이 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품질본부의 ‘혼다식’ 품질관리 기법 때문이다.

르노삼성의 임종성(50·사진) 품질본부장은 “부산 공장에 르노 공장보다 더 엄격한 품질관리 기법을 접목해 본사에서 르노삼성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본부장은 독특한 이력이 있다. 전북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듀크대학에서 1991년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삼성전자에 입사해 96년까지 자동차 프로젝트팀과 삼성자동차 연구소에서 전자기기 담당 부장으로 일했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 97년 돌연 캐나다로 향했다. 여기서 ‘실업자’ 생활을 하다 혼다캐나다법인에 이력서를 낸 것이 덜컥 채용으로 이어졌다. 제품개발 엔지니어로 입사했지만 매달리면 끝장을 보는 그의 업무 스타일이 호평을 받으면서 품질담당 매니저로 자리를 옮겼다. 2006년에는 혼다 미국 법인의 품질부본부장에 올랐다.

2008년 귀국해 르노삼성 품질부본부장으로 옮긴 뒤 올 초 품질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부산공장에 ‘3현(現)’으로 불리는 겐쇼(현상)·겐부쓰(현물)·겐바(현장)라는 혼다식 품질기법을 도입했다. 그의 품질에 대한 철학은 “품질은 머리가 먼저가 아니라 마음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GM이 망했던 이유는 기술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22만 명에 달하는 직원의 마음속에 자동차 품질 열정이 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네 개 차종을 동시에 생산하면서 품질을 유지하는 부산공장의 혼류 생산을 6개 이상 모델을 혼류하는 혼다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적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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