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박쥐 잡은 지노블리, "공수병 주사 맞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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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 영상 캡처화면

 미국프로농구(NBA)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마누 지노블리(32)는최근 ‘배트맨’이라는 별명이붙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새크라멘토 킹스와의 홈경기 도중 경기장에 날아든 박쥐를 맨손으로낚아챘기 때문이다.
지노블리는 3일 ‘페이스 북’을 통해 공수병 주사를 맞았다고 밝혔다.그는 “팬들이 박쥐 상황에 대해 더알고 싶어하는 것 같아 글을 남긴다. 박쥐를 맨손으로 잡는 게 좋은 아이디어는 아니었다. 박쥐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물이다. 하지만 박쥐는 치료가 안되는 공수병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오늘주사를 맞았다(한 방만 맞은 게 아니고 여러 방 맞았다!)”라고 유머러스하게 글을 남겼다. 그는“전체 박쥐의 0.5~3%가 공수병을 갖고 있다. 죽을 수도 있다고 한다! 박쥐의 생명에는 이상이 없다. 내가 박쥐를 잡은 뒤 수위가 경기장 밖으로 날려보냈다(거짓말이 아니다!). 그 박쥐가 공수병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일단 안전하게 주사를 맞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당시 그가 박쥐를 잡자 관중은 물론, 상대팀인 킹스 선수들도 박수를 보냈고 스피커에서는 ‘배트맨’ 테마송까지 흘러나왔다. 지노블리는 곧바로손 세정제로 손을 씻은 뒤 다시 경기에 임했다. 그의 팀 동료 토니 파커는 “역시 마누였다. 그의 전설은 계속된다”며 웃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인 PETA는 성명을 통해 지노블리에게 깊은 유감을 나타냈다. ’박쥐는 무게가 4온스 밖에 안된다. 박쥐를 그런식으로 사정없이 내려친 것은 자기 목숨만 소중히 여길줄 아는 이의 몰상식한 행동이었다. (투견도박을 한) 마이클 빅 일도 있었는데, 지금은 스포츠 선수들이 동물 앞에서 각별히 조심해야할 때다. 그럴 때에는 머리를 써야지, 순간 반응으로 박쥐를 치는 게 최선이 아니다. 박쥐는 사람들을 피하는 동물이다. 박쥐를 농구장 밖으로 내보내는 더 쉬운 방법들이 얼마든지 있었다. 다음부터는 동물의 생명을 존중하는 차원에서도 마누 지노블리가 행동하기 전에 먼저 생각을 할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이다. LA지사=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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