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너레이션] 이화여대 전자공학과 김경진 · 박지영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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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4면

여대생 벤처 기업가가 무료 인터넷 카드 서비스를 시작한 지 넉 달 만에 11만여명의 회원을 모아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다. 특히 이달에는 크리스마스와 밀레니엄 특수로 회원이 4만여명이나 늘었다.

주인공은 이화여대 전자공학과 4년생인 김경진(22).박지영(22)씨. 올해 초 인터넷 업체인 '카드코리아' (http://www.cardkorea.com)를 설립, 지난 9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본금은 1백만원. 두 사람이 공동 대표다. "지난해 말 둘이 인터넷에 관해 이야기를 하다 E메일을 카드 형태로 디자인하고 음성까지 함께 보낼 수 있다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 두 사람은 곧바로 회사 설립에 나섰다. 자산은 컴퓨터 두 대가 전부. 그러나 학과 교수들의 자문과 도움으로 캠퍼스 내 SK텔레콤관에 사무실을 공짜로 얻고, 학교 전산시스템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시작된 서비스는 모양새 없이 글자만 쳐 넣는 E메일에 싫증난 신세대 대학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하루 종일 켜놓는 컴퓨터는 전국에서 몰려드는 네티즌들로 북적거렸다.광고 수입이 늘어나면서 이달 중순에는 사무실을 서울 대치동의 서울벤처인큐베이터 건물로 옮겼다. 현재 선주컴퓨터.뮤직아이 등 10여개 업체의 광고를 실어 주고 매달 3백만원 정도 받는다. 부업으로 하는 홈페이지 제작 서비스로 버는 돈도 적지 않다.

박씨는 "인기의 비결은 9백여 개나 되는 다양한 카드 디자인" 이라며 "원하는 모델을 골라 내용을 입력하고 E메일 주소를 쳐 넣으면 예쁜 인터넷 카드를 공짜로 보낼 수 있다" 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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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의 디자인은 전문 작가나 회원들로부터 얻는다. 잡지나 그림 등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있으면 작가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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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로부터 작품을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 처럼 어렵다" 는 박씨는 "그래서 대가로 광고를 실어주거나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고 소개했다. 김씨는 "내년 초에는 영어와 일본어로 만들 수 있는 인터넷 카드를 선보여 해외 시장에 뛰어들겠다" 며 새 사업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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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이 잘 되다 보니 파트너로 끼워 달라는 친구들이 많아서 고민" 이라는 김씨는 "너무 바빠서 최근 휴학을 하고 사업에만 전념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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