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을 여는 어린이 뮤지컬 2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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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올 연말 연시는 한 밀레니엄을 보내고 새 밀레니엄을 맞이하는 시기여서 인지 유난히 희망을 이야기하는 공연이 많다. 특히 예년의 경우 5월에 집중됐던 어린이 뮤지컬이 연말연시에 많이 올라 어린이들을 꿈과 환상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신시 뮤지컬 컴퍼니의 '사운드 오브 뮤직' 과 베이징인형예술극단의 '인어공주' 가 관심을 모은다.

내년 1월 5~12일 국립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사운드 오브 뮤직' 은 친근한 음악으로 어린이 관객뿐 아니라 성인 관객까지 유혹하고 있다. 02-577-1987.

줄리 앤드류스의 청초한 매력이 돋보였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을 기억하는 올드팬들은 물론 교과서에서 배운 '도레미송' 과 '에델바이스' 등 명곡들과의 만남을 기대하는 어린이 모두를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수련 수녀 마리아가 일곱 명의 자녀를 둔 폰 트라프 대령집 가정교사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과 사랑을 다룬 이 작품은 줄거리보다도 마리아가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고 함께 부르는 장면이 더 인상적이다.

대령 역은 TV에서 활약하는 허준호씨, 마리아 역은 '팔만대장경' 으로 뮤지컬에 데뷔한 임유진씨가 맡아 중량감과 참신함이 조화를 이룬다. 어느 작품보다 어린이들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실력파 어린이 배우들도 눈길을 끈다.

드라마 '국희' 로 스타덤에 오른 박지미(브리지타 역)양과 '정때문에' 의 장수혜(루이자 역)양 등이 포함돼 있다.

전국 순회공연을 마치고 30일~2000년 1월 2일(예술의전당 토월극장), 4~19일(국립극장 대극장)서울에서 공연하는 '인어공주' 는 인형과 사람이 한 무대에 등장하는 특이한 형식의 뮤지컬이다. 02-507-1080.

대다수의 국내 인형극들이 소규모에다 열악한 무대로 관객들에게 어필하지 못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공연은 웅장한 스케일과 정교한 무대가 관객을 사로잡는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공연임에도 마치 만화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움직임이 환상적이다.

특히 사람 크기의 인형과 인형 탈을 쓴 배우, 맨 얼굴의 배우가 섞여 완벽한 조화를 이뤄내는 것이 일품이다.

내용은 서양작품이지만 노래는 중국풍이다. 배경으로 깔리는 몇몇 노래를 제외하고는 모두 중국 조선족의 더빙으로 선보인다.

45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중국인형예술극단은 지금까지 3백여 편의 작품을 선보여 헝가리 국제 인형극 페스티벌과 유고슬라비아 국제인형극 페스티벌 등 세계적 인형제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인어공주' 는 98년 중국 현지에서 초연해 1년 6개월간 장기공연을 가진 바 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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