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모리 반도체 벤처 '쑥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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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최근 2~3년 사이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분야의 벤처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이 분야의 기반이 움트고 있다.

90년대 중반 한두 곳에 불과하던 비메모리 벤처기업들이 97년부터 속속 등장해 현재 1백여곳에 이르며 수출하는 기업도 생겨났다. 무선호출기용 반도체를 만드는 C&S테크놀로지의 경우 중국 시장 점유율이 2위다. MCS로직은 4월부터 음성재생반도체 세 종류를 양산해 지난 4일 홍콩의 완구회사에 3만달러 어치를 수출했다.

코아로직.아라리온반도체.서두인칩 등도 양산에 들어갔거나 막바지 개발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삼성과 현대전자 출신 연구원들이 주도하고 있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 "메모리보다 비메모리 시장이 훨씬 큰 데도 비메모리를 너무 등한시해왔다" 면서 ' "내년부터 시제품이 쏟아져 나올 것이며 이중 괜찮은 제품도 꽤 있어 전망이 밝다" 고 말했다.

그러나 ▶시제품을 하나 만드는 데 1억원 이상이 들고▶생산라인이 없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대만의 경우 정부가 지원하는 생산라인에서 5백만원만 있으면 시제품을 만들 수 있다. 서승모 C&S 사장은 "비메모리 반도체를 하나 만드는 데 큰 돈이 들어 벤처기업이 혼자 헤쳐나가기 힘들다" 면서 "산업정책 차원에서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예상 수출액은 2백3억달러, 수입이 1백60억달러인데 비메모리 반도체가 수입의 85% 이상을 차지한다.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의 수출이 늘면서 비메모리 수입이 그만큼 늘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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