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협회들 2억대 카드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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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3일 법인카드 사용액을 부풀려 국가보조금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 등)로 대한레슬링협회 간부 이모(44)씨 등 5개 스포츠협회 소속 지도자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허위로 카드 매출전표를 작성해준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서울 강동구의 A관광호텔 대표 김모(48)씨 등 27명도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2007년 1월부터 올 6월까지 국가대표 후보선수들의 합숙 훈련 시 숙박비와 식비를 부풀려 대한체육회가 지급한 법인카드로 계산한 뒤 2억1000만원을 되돌려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적발된 8명이 소속된 단체는 레슬링·기계체조·리듬체조·배구·배드민턴협회 등 5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대한체육회는 국고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들 단체는 대한체육회 지원금과 국민체육진흥기금 등 국가의 지원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 등은 “훈련 시 여러 경비가 많이 드는 데 비해 청구 가능한 사용내역이 제한돼 현실적으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관행적으로 경비를 부풀려 청구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횡령한 돈 일부를 유흥주점 등지에서도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스포츠협회를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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