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업계 '적자' 사실로 드러나-대구시 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시내버스 요금 인상이 거론될 때마다 '적자다, 흑자다' 라며 논란이 많았던 대구 시내버스의 운행수지 상태가 '적자' 인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지난 1년여간 몇차례 제기됐다가 시민단체 등의 반발로 주춤했던 대구 시내버스 업계의 요금인상 요구가 다시 거세질 전망이다.

대구시는 22일 "시내버스의 올해 수입금과 운송원가를 분석한 결과 일반버스는 1대당 하루 3만5천5백여원, 좌석버스는 4만1백여원의 적자를 냈다. " 고 밝혔다.

이는 전국 처음으로 대구시가 올해 일년 동안 4차례(성수기.비수기 각 2차례씩 구분 조사)에 걸쳐 1천7백19대(32개 업체)의 시내버스 수입 내역을 전수 조사한 결과다.

4차례 조사결과 일반버스의 1대당 1일 평균 수입은 30만9천5백2원, 좌석버스는 32만1천3백15원으로 나타났다.

이를 기준으로 조사에서 빠진 날 등을 감안한 1년 전체 평균 수입을 계산하면 일반버스는 1대당 하루 평균 31만7천1백18원, 좌석버스는 32만7천66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반면 버스 1대당 운행 원가는 일반버스 35만2천6백83원, 좌석버스 36만7천2백2원으로 원가가 수입을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

◇ 눈길 끄는 수입금 조사방법〓학생들이 버스를 많이 이용하는 성수기와 방학기간 등 비수기로 나눠 조사했다.

조사에는 시 공무원 1백명과 버스업체 노조위원장.경리사원 등 2백여명이 참가해 일일이 동전과 토큰.회수권을 셌다.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토큰함을 봉인, 운행을 한 뒤 시 직원과 노조위원장이 참가한 가운데 밤새 수입금이 얼마인지를 확인했다.

운송원가 산출도 용역업체인 서원회계법인에 시민단체가 추천한 공인회계사 1명.버스운송사업조합에서 추천한 1명을 추가시켜 작업을 진행했다.

◇ 조사 결과에 대한 엇갈리는 반응〓대구시 김영의(金泳義)대중교통과장은 "공정하게 조사한 만큼 정확한 자료를 확보했다.

다음부터 이를 활용해 버스요금을 산정할 것" 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구버스운송사업조합측은 불만이다.

조합의 남운환(南雲煥)상무는 "성수기.비수기로 나눠 표본 조사한 수입금을 근거로 연 평균 수입을 추산하는 바람에 실제 수입금 보다 부풀려졌고, 운송원가계산에도 업체의 이자 부담 등이 빠지는 등 계산방법에 문제가 있다" 고 지적했다.

南상무는 조합 이사회를 열어 의견을 모은 뒤 곧 대구시에 요금 인상신고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