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어카운트에 돈이 몰리는 까닭?

중앙일보

입력


작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만 해도 금융사가 권하는 대로 펀드에 장기투자해 두면 노후생활에 큰 보탬이 될 줄 알았다.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상당수 펀드가 불과 1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지수가 회복돼도 원금은 회복되지 않는 난감한 상황까지 겪어야 했다.

저렴한 수수료…가입후 펀드간 이동 쉬워

그 때문인지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서비스(이하 ‘랩 어카운트’)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랩 어카운트(Wrap Account)란 일반적으로 증권사가 투자자의 자산에 대해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그것을 일괄해서 관리해 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개인 투자성향분석과 투자 상담 및 자산 배분, 주문, 투자상황 보고, 투자 재조정 등의 서비스가 거기에 포함된다.

미국은 1975년 ‘랩 어카운트’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활성화된 것은 1987년 소위 Black Monday를 경험하고 나서부터. 개인 자산관리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번지면서 1990년대 들어 급속히 규모가 커졌다. 랩 어카운트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저렴한 수수료, 고객과 증권사 이해 일치, 장기적 자산 증대 추구, 투자 성과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 등이다.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투자자보호 조치가 강화되자 개별 펀드 가입절차도 엄격해졌다. 하지만 랩 어카운트는 한번 가입하면 펀드간 이동이 쉬워 투자자에게 편리성과 신속성을 제공해 주고 있다. 

증권사 서비스 의지 따져보고 가입해야

랩 어카운트는 올들어 8월까지 무려 7조5000억원이 증가해 가입액 만도 19조3000억원으로 불어났다. 특히 작년 10월부터 10개월째 가입액이 순증을 기록해 최근 금융시장에서 매력적인 투자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랩 어카운트의 확장성과 상품 유연성이 다른 투자수단에 비해 우수하기 때문이다. 고객이 “나의 금융수요가 이렇다”고 하면 금융사는 그에 적합한 재테크 방법을 디자인해 준다. 랩 어카운트 가입 시는 자산관리 전문가와 서비스 시스템은 물론 해당 증권사의 서비스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도 잘 따져봐야 한다. 랩 어카운트는 수십년 동안 검증받은 우량기업에 장기투자하는 컨셉으로 주식을 운용한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랩내 매매 수수료를 면제해 줘 운용수익도 그만큼 높다.

신한금융투자 ‘명품Wrap’으로 인기끌어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한국을 대표할 만한 명품주식에 투자하는 ‘명품Wrap’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상품은 2006년 7월 출시 당시 가입액이 일주일에 10 0억원, 한달 만에 300억원, 6개월 만에 1000억원을 돌파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증시에 나온 1600여개의 주식 중 이익 성장세가 이어지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배당이 예상되는 20개 명품주식에 집중투자하는 컨셉을 적용했다. 전문가들로 된 운용자문위원회를 통해 명품주식을 까다롭게 선정하고 랩 운용팀이 운용토록 했다.

이 상품은 주식을 100% 이하로 편입하고 배당도 주식에 재투자한다. 주식에 편입 못한 현금은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자동 재투자한다. 가입 기간에 제약은 없으나 3년 이상 장기투자가 권장된다. 최소 가입액은 임의식 3000만원 이상, 1억만들기 적립식은 월 100만원 이상이다. 올 2월 초 출시한 ‘1억만들기 적립식 명품랩’은 출시 4개월 만에 5000여 계좌가 개설되는 인기를 누렸다. 이 회사 고객자산부 기온창 부서장은 “명품주식 20선 수익률이 강남아파트나 채권 매매 수익률보다 높았다. 장기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이 상품을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 문의= 신한금융투자 고객자산부(02-3772-1541)

< 성태원 기자 seongtw@joongang.co.kr >

< 일러스트= 김상하 기자 ssaam@joonang.co.kr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