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신문협회 "네이버 옴부즈맨 강행은 책임 전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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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이 언론사들의 자율편집 원칙을 내세워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뉴스캐스트에 옴부즈맨 제도 를 일방적으로 강행하겠다고 밝혀 참여 언론사들과의 심각한 갈등이 예상된다. 특히 NHN은 제도시행 과정에서 언론사들과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아 언론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NHN의 옴부즈맨 제도는 각 언론사가 편집한 네이버의 뉴스캐스트 영역을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옴부즈맨들이 평가해 그 결과를 네티즌들에게 공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NHN은 지난 10월 30일 온라인신문협회(온신협) 대표들에게 공문을 보내 '각 사가 이용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양질의 뉴스 편집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깨졌다'며 11월 2일부터 옴부즈맨 제도 시행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온신협은 조인스닷컴을 비롯 조선닷컴, 동아닷컴 등 12개 중앙 종합일간지 인터넷신문사들의 모임이다.

이는 온신협이 하루전인 29일 '날짜를 정한 뒤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의 방식은 문제가 있으니 시행을 연기해달라'는 공문을 보낸데 대한 답장형식이었다. 온신협은 NHN에 보낸 공문에서 옴부즈맨이란 용어는 언론사가 쓰는 것으로 뉴스 유통사인 NHN이 사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점과 회원사의 사전 동의 없이 진행했기 때문에 시행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독자의견을 일방적으로 공개할 것이 아니라 해당 언론사에 전달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온신협은 공문을 보내기 이전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뉴스캐스트와 옴부즈맨 제도 개선을 요구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온신협 회원사의 한 관계자는 "NHN의 이번 결정은 언론에 대한 또 하나의 검열로 해석할 수 있으며 편집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말하고 "무엇보다 충분히 협의할 수 있는 사안을 일방적으로 통고해 시행하는 것은 인터넷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데 따른 오만"이라고 지적했다.

온신협은 지난 1월 뉴스캐스트가 실시 되기 전부터 선정성 경쟁이 일 것을 예측하고,한때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다.

온신협 관계자는 “이번 옴부즈맨 제도 도입은 NHN이 자신들의 오판으로 발생한 서비스 실패의 책임을 언론사에게 떠 넘기는 행태”라고 밝혔다. 한편 온신협은 NHN이 옴부즈맨 제도를 강행할 경우 협회차원에서 강력히 대처해 나갈방침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옴부즈맨 제도 시행에 따른 온라인신문협회의 공식 입장]

중앙일보 등 중앙일간지 12개사 인터넷신문사들의 모임인 온라인신문협회(온신협)는 NHN이 협회의 여러 차례에 개선 요구에도 불구하고 2일부터 옴부즈맨 제도를 일방적으로 시행한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

우리는 언론사가 편집한 기사에 대해 외부 전문가들이 호불호를 평가해 공개하는 옴부즈맨 제도는 언론의 편집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며, 자칫 사후 검열의 논란을 낳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

온신협 회원사들은 그동안 NHN의 뉴스캐스트에 양질의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해왔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선정적인 기사 경쟁은 우리 스스로 반성할 부분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온신협의 회원사들은 편집데스크 협의체 구성을 통해 클린 가이드를 만드는 등 자체적으로 클린 인터넷을 위한 노력을 경주해 왔다. 선정적인 기사로 인한 언론의 하향 평준화는 언론 종사자 누구도 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NHN이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의견만을 담은 옴부즈맨 제도를 실시한데 대해 분노를 느낀다.

온신협은 여러 차례 옴부즈맨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NHN은 이번에도 날짜를 정한 뒤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의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양질의 콘텐트를 제공함으로써 NHN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해 온 언론사를 신뢰할 수 없고, 상생의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협회는 이미 지난 1월 뉴스캐스트가 실시되기 전부터 선정성 경쟁이 일 것을 예측하고, 한 때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었다. 이 때도 NHN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뉴스캐스트 실시를 강행한 바 있다. 그러더니 이제 뉴스캐스트가 문제가 있다며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해 언론사의 편집을 문제삼으려 하고 있다.이것이 온신협으로 하여금 이번 옴부즈맨 제도 도입을 NHN이 자신들의 독선과 오판으로 발생한 서비스 실패의 책임을 언론사에게 떠 넘기는 행태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우리는 역사속에서 견제세력 없는 절대 강자 하나만이 시장에 존재할 때 결국 그 시장 자체가 공멸하는 사례를 많이 봐왔다. 미국에서 트위터 등 다양하고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올 때 최근 몇 년간 국내 인터넷시장에는 왜 독창적인 벤처기업이 나오지 않는 지를 NHN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 봐야 한다. NHN은 이미 인터넷 블랙홀이라 불리며,국내 인터넷 시장을 왜곡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받고 있다.

NHN은 자신의 성장이 많은 콘텐트 제공업체들, 그리고 보상을 바라지 않고 자신의 지식을 제공하는 많은 네티즌들의 힘이 합쳐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제는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때가 됐다고 본다. 그것이 상생의 인터넷을 이루어가는 지름길이라고 협회는 판단한다.

따지고 보면 이번 옴부즈맨 제도 도입은 NHN이 자신들의 독선과 오판으로 발생한 서비스 실패의 책임을 언론사에게 떠 넘기는 행태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협회는 다음과 같이 옴부즈맨 제도의 개선을 요구한다.

1. 옴부즈맨이란 용어는 언론사가 자사 콘텐트를 평가하기 위해 쓰는 것이지 뉴스유통회사인 NHN이 쓸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바꿀 것을 요구한다.

2. 이용자에게 전면 공개하는 운영방식(카페)은 즉시 폐지해야 한다. 독자의견을 각 사에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각 사 독자게시판을 활용해야 한다. 개별 언론사가 편집한 뉴스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해당 언론사에게 직접 문제를 제기하도록 하는 방법을 마련하기를 촉구한다.

3. 온신협에서는 편집데스크 협의체를 만들어 자정 노력에 힘쓸 예정이므로, 차제에 옴부즈맨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

4. 협회는 이상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네이버의 옴부즈맨 제도 시행이 인터넷 이용자의 힘을 빌려 언론사를 더 종속화시키려는 의도가 숨어있고 언론의 편집권에 대한 침해로 간주하여 전면 대응할 것이다.

한국온라인신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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