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원 '연정희 코트' 주부들에 인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주부 金모(44)씨는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여고동창회 송년모임에 갔다가 TV에서나 본 '연정희 코트'를 잠시나마 걸쳐볼 수 있었다.

'성공한' 남편을 둔 한 동창생이 한 벌에 9백만원 한다는 호피무늬 모피코트를 입고 나타난 것이다.

金씨를 포함한 20여명의 참석자들은 신기한 듯 번갈아가며 코트를 입어보고 팔에 걸쳐보느라 한바탕 법석을 떨었다.

올 한해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옷 로비 의혹 사건의 상징인 호피무늬 반코트가 서울 강남 주부들 사이에 '연정희 코트' 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유명 의상실에선 겨울 모피시즌에 맞춰 호피 무늬 반코트.롱코트 등을 전략 상품으로 개발,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아예 '연정희 코트' 라는 상품 이름을 달아놓고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격은 모피의 경우 1백만원에서 1천만원까지 다양하다.

한 매장 관계자는 "고객 인지도와 선호도가 매우 높아 1주일에 2~3벌씩 팔리고 있다" 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L매장의 경우 20만~30만원의 인조 털 코트와 스커트 등이 1주일에 4~5벌씩 꾸준히 나가고 있다.

한 시민은 "상류층 주부들이 옷 로비라는 불미스러운 사건에 등장한 호피무늬 코트를 자랑삼아 입고다니는 풍토는 은근히 그들의 특권의식을 드러내는 행동" 이라고 꼬집었다.

박신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