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시장 서면 조사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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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인천시장에게 '2억원이 든 굴비상자'가 배달된 사건과 관련, 안 시장이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과 그의 여동생이 1일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이 서로 다른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안 시장에 대해 서면 조사를 벌이기로 하고 여동생에 대해서도 보강 수사를 하기로 했다.

굴비상자를 받은 시점과 관련, 안 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여동생이 27일(안 시장이 중국으로 출국한 날) 오후 10시쯤 받아 아파트 베란다에 보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3일 경찰에 따르면 그의 여동생은 경찰조사에서 "28일 오후 7시쯤 전달받았으며, 다음날(안 시장이 귀국한 날) 아침 냉장고에 보관하려다 돈이 든 것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굴비상자를 받은 당시의 상황에 대해 안 시장은 "여동생이 받지 않으려 했으나 전달자가 '얘기가 다 돼 있다'고 해 받았다더라"고 말했다.

반면 여동생은 경찰에서 "문을 조금 열었는데 점퍼를 입은 30대 후반의 남자가 갑자기 현관에 상자를 밀어넣고 재빨리 가버려 되돌려주지 못했다"며 엇갈린 진술을 했다. 안 시장은 이에 대해 "당시 대수로운 일이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얘기한 것 같다"며 "내 말이 틀렸다면 여동생 말이 맞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굴비상자와 현금에서 지문 40여개를 채취하고 이 중 여섯 개를 정밀감정한 결과 두 개는 여자 은행원의 것으로, 두 개는 남자의 것으로 확인하고 나머지 두 개에 대한 최종 감정작업을 하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남자의 것으로 밝혀진 지문 두 개가 실제로 돈을 건네려 한 사람의 것인지는 '수사 중'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또 현금 2억원 중 상당액이 인출된 A은행 광주광역시 월산동 지점 등 3~4개 지점에서 고액 현금 입출금 내역을 넘겨받는 대로 해당 예금주 가운데 지문 주인이 있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인천=정기환.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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