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시중은행들의 발걸음이 전에 없이 분주하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조치에 따라 예금 금리를 내리자 예금주들의 동요가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간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에 돈을 맡겼던 고객 중 상당수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상호저축은행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특별 금리를 얹어주거나 이런저런 부대 서비스 혜택을 주는 정기예금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또 예금 고객들을 위한 각종 이벤트도 함께 펼치고 있다.
농협은 오는 10월 말까지 가입하는 여성고객에게 예금(1년 만기 기준)은 0.1%포인트, 적금(3년 만기 기준)은 0.2%포인트의 특별 금리를 주는 '해피맘' 예금 상품을 내놨다. 농협 e-쇼핑과 연계해 해피맘 예금을 들면 출산.육아 관련 용품을 많게는 35%까지 싸게 살 수도 있다. 농협중앙회 수신부 윤문정 계장은 "추첨을 통해 가입자 중 각 10명을 뽑아 140만원짜리 제대혈 보관증이나 육아 지원금으로 100만원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말까지 '우리사랑가득찬통장'과 '우리사랑가득찬 자유적금'에 가입하는 고객 모두에게 머리카락으로 자녀의 DNA 검사를 해주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13만원 상당의 모발 유전자 검사비용 중 1만1000원만 부담하면 DNA 검사를 받을 수 있다"며 "자녀의 학습 행태나 질병 유전자와 체질 등도 확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제일은행은 예금을 든 고객이 사고를 당했을 경우 최고 10억원까지 보험금을 주는 '더블플러스통장'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이 은행 수신상품팀 조경신 차장은 "가입 한도가 2000만원 이상인데도 보험금 지급 혜택 외에도 만기 때 정기예금보다 0.1%포인트의 금리를 얹어줘 1조4000억원이 몰리는 등 예금주들의 호응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한미은행은 지난 6월 예금 가입자에게 건강 검진 예약 및 검진료나 콘도 숙박비 등을 할인해주는 '웰빙 예금'상품으로 출시 3개월 만에 5360억원가량의 예금을 모았다.
표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