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예금주님 붙잡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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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보험도 들어주고, 자녀 유전자(DNA) 검사도 해줍니다."

예금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시중은행들의 발걸음이 전에 없이 분주하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조치에 따라 예금 금리를 내리자 예금주들의 동요가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간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에 돈을 맡겼던 고객 중 상당수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상호저축은행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특별 금리를 얹어주거나 이런저런 부대 서비스 혜택을 주는 정기예금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또 예금 고객들을 위한 각종 이벤트도 함께 펼치고 있다.

농협은 오는 10월 말까지 가입하는 여성고객에게 예금(1년 만기 기준)은 0.1%포인트, 적금(3년 만기 기준)은 0.2%포인트의 특별 금리를 주는 '해피맘' 예금 상품을 내놨다. 농협 e-쇼핑과 연계해 해피맘 예금을 들면 출산.육아 관련 용품을 많게는 35%까지 싸게 살 수도 있다. 농협중앙회 수신부 윤문정 계장은 "추첨을 통해 가입자 중 각 10명을 뽑아 140만원짜리 제대혈 보관증이나 육아 지원금으로 100만원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말까지 '우리사랑가득찬통장'과 '우리사랑가득찬 자유적금'에 가입하는 고객 모두에게 머리카락으로 자녀의 DNA 검사를 해주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13만원 상당의 모발 유전자 검사비용 중 1만1000원만 부담하면 DNA 검사를 받을 수 있다"며 "자녀의 학습 행태나 질병 유전자와 체질 등도 확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제일은행은 예금을 든 고객이 사고를 당했을 경우 최고 10억원까지 보험금을 주는 '더블플러스통장'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이 은행 수신상품팀 조경신 차장은 "가입 한도가 2000만원 이상인데도 보험금 지급 혜택 외에도 만기 때 정기예금보다 0.1%포인트의 금리를 얹어줘 1조4000억원이 몰리는 등 예금주들의 호응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한미은행은 지난 6월 예금 가입자에게 건강 검진 예약 및 검진료나 콘도 숙박비 등을 할인해주는 '웰빙 예금'상품으로 출시 3개월 만에 5360억원가량의 예금을 모았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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