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화성 재보선후 수도권 의원들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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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경기도의 기초단체장(안성시장.화성군수) 재.보선 결과(9일)가 수도권 국회의원들을 바쁘게 만들고 있다.

두 군데 다 져서 비상이 걸린 국민회의 의원들은 '당보다 나를 봐달라' 는 인물론을 내세워 유권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2여가 합당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 할 것으로 판단,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총선이 4개월 남았지만 민심을 향한 수도권 의원들의 발길은 벌써부터 부산하다.

◇ 여당, '믿을 것은 인물론' 〓 "당신은 좋아하지만 국민회의는 별로다 - ."

곳곳에서 유권자들의 이런 반응에 맞닥뜨린 국민회의 대부분 의원들은 "지금 상태에선 당이 아니라 나 자신을 상품화해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고 하소연한다.

김근태(서울 도봉갑)부총재측은 "당 지지도가 20%를 넘는다고 하나 현장에 가보면 민심의 체감 지지도는 10%대밖에 안된다" 며 당 간판으론 유권자들에게 접근하기 곤란함을 들었다.

정책위의장을 지낸 김원길(金元吉.서울 강북갑)의원은 휴일인 12일 오전 6시 호남향우회의 야유회 출발장소인 도봉산 입구에 서서 겨울바람 속에 인사를 나눴다.

金의원은 "옷로비 사건 같은 것은 아무리 얘기해도 설득이 어렵다" 며 "인물론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고 털어놨다.

국회 외교통상위 소속인 김상우(金翔宇.서울 광진갑)의원은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우리 당을 비롯한 정치권 전체를 주민들이 안 믿으려 한다" 며 "기존 정치인과 다른 참신한 외교전문가란 점을 부각하며 유권자에게 파고들고 있다" 고 말했다.

◇ 중진들의 차별화 전략〓국민회의 김상현(金相賢.서울 서대문갑)고문은 유권자들의 극심한 정치불신에 대해 "경륜있는 사람이 나서야 정치가 제대로 선다" 며 중진역할론을 다듬고 있다.

원외의 정대철(鄭大哲)부총재는 "바른 소리 하다 감옥소 갔다 왔다.

당선되면 진짜 여론을 전달하겠다" 며 지역구(서울 중구)에 있는 시장(22개) 민심을 열심히 파고들고 있다.

◇ 2여 합당 경계하는 한나라당〓한나라당 의원들은 바닥민심에서 대(對)여당 우위를 즐기면서도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당에 대비해 별도의 전략을 짜고 있다.

이규택(李揆澤.여주)수석부총무는 "합당하면 여당한테 7~8%의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 이라며 "국회가 끝나면 지역구에 붙어 살 것" 이라고 다짐했다.

이사철(李思哲.부천 원미을구)대변인은 "여권이 합당하면 충청표도 합당쪽으로 흡수되지 않겠느냐" 고 경계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 비서실장인 맹형규(孟亨奎.서울 송파을)의원은 12일 李총재의 행사를 수행하지 않고 송년모임에 얼굴 내밀기 등 지역구에서 하루종일 살았다.

이정민.최상연.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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