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도래지인 서산 간척지 천연기념물 지정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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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인 충남 서산시 간월.부남호 일대(A.B지구)에 대한 천연기념물 지정을 둘러싸고 충남도와 서산시.현대영농사업소.지역환경단체 등 관련 기관간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충남도는 해마다 30여만 마리 이상의 철새가 날아드는 천수만 지역 부남.간월호 일대(2천1백64만5천여㎡)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했다.

그동안 환경단체는 ▶철새도래지 환경파괴 금지▶생태계보전지역화▶지방자치단체의 근본적인 보호대책 등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A.B지구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현대건설 영농사업소는 "천연기념물 지정시 하천 정비나 갈대 제거.경운기 작업.농약 살포 등 모든 영농행위를 할 수 없게 돼 사실상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된다" 며 반대하고 있다.

간월호에 인접한 공군 전투비행단도 "새가 비행기 엔진 속에 들어가거나 충돌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중인 폭음탄과 새쫓는 행위가 금지되면 군 작전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일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 서산시가 시행중인 간월지구 관광지 개발사업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인근 주민들의 소득원 상실(어로 행위)로 적지 않은 민원 발생이 예상되고 있다.

서산시 관계자는 "이해 관계인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과 주변 여건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거쳐 지정 여부를 확정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천수만 일대는 해마다 세계적 희귀조류인 황새(천연기념물 200호)와 흰꼬리수리(243호).저어새(201호).두루미 등 연간 30여만마리의 철새가 찾고 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이 지역에 대해 현지 조사와 주민 의견 수렴 등 구체적인 실태조사 등을 통해 천연기념물 지정 여부를 확정하게 된다.

서산〓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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