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끈끈한 가족애로 행복 가꾸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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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가족은 아내와 남편의 사랑이 기본이 되어 형성된다. 가족은 우리집이라 부르기도 한다. 집(家)을 글자로 살펴보면 의미가 크다. 갓머리 아래 돼지(豕)를 거느린 모형은 어머니가 자녀를 부양하는 모습과도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녀가 없거나 가족이 떠난 자리는 행복이 끝나는(了) 시기임을 암시한다.

보통 가족은 위로는 부모님이 계시고 중심에 부부가 있으며 아래로는 자식이 있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형제자매가 있고 왼쪽에는 처남.처제가 있으니 가족의 관계는 십자가 모형이다. 십자가는 고난의 상징이듯 가정에도 어려움과 아픔, 그리고 갈등이 상존한다. 그러한 고난은 가족 구성원이 담당해야 할 몫이다. 고난 중의 하나는 부모님이 연로하면서 가족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는 불만에서 비롯되는 갈등이 있다. 자녀들은 사춘기가 되면서 본능적으로 부모로부터 이별을 준비하는 데서 오는 갈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중.고생 자녀들은 입시준비로 누적되는 스트레스, 대학을 졸업한 자녀에게는 취업 문제가 나름대로의 고난이다. 그리고 가정을 부양하는 부부에게도 말 못할 아픔이 있다. 남편의 승진.정년 문제는 직장인으로서 나이듦에 따르는 피치못할 고난이다.

가족은 부모, 부부와 자녀 사이일진대 효도와 사랑으로 가족이라는 행복의 옷감을 짤 씨실과 날실을 다듬어야 한다. 삶 속에 집안을 들여다보면 희로애락이 녹아 있다. 대체로 가족마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묻는다면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가 아닌가 한다. 그리고 가장 뼈아픈 슬픔이라면 가족이 저세상으로 떠났을 때라 할 것이다. 삶 속에 기쁨과 슬픔은 여기에 비교할 수 있겠는가마는 일상생활의 고난도 작은 가시와 같으니 가족이 서로가 위로하며 회복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소외된 기분을 갖지 않도록 가족의 대소사에 연로한 부모도 함께 참여하는 것이 좋다. 남편은 가끔씩 퇴근길에 장미 몇 송이 준비해 딸과 아내, 그리고 어머니에게 선물하는 것도 잔잔한 행복이다. 때때로 아버지.어머니는 자녀가 잘 때 아이 방에 들러 이불을 챙겨 덮어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장래를 위해 기원함이 필요하다. 아이가 잠결에나마 자기에게 쏠리는 사랑과 관심을 느낄 때, 이미 부모와 아이의 관계는 회복된 것이나 마찬가지리라. 때로는 가정이 어려울 때 남편이나 아내는 외로운 섬에 혼자가 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가족은 항상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사랑하기에 거기에는 위로가 있고 행복이 있다.

정종기 성결대 사회과학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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