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연맹, 오심 인정 … 사상 첫 재경기 열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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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기를 열까 말까. 프로농구가 고심 중이다.

사달은 27일 SK-삼성 경기에서 일어났다. 경기 종료 12.7초 전 80-79로 앞서던 삼성의 이정석은 공이 인바운드되기 전 SK 주희정에 반칙을 했다. 심판들은 주희정에게 자유투 2개를 줬다. 하지만 KBL 경기 규칙에 따르면 심판은 자유투 1개에 공격권을 줘야 옳다. 종료 2분 이내를 남겨 놓고 공격팀의 볼이 스로인 되기 전에 수비팀에 선언되는 모든 파울엔 이렇게 하기로 했다. 뒤지고 있는 수비팀이 경기 시간이 가기 전 자유투가 부정확한 선수에게 반칙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SK 김진 감독이 항의했지만 심판들은 무시해 버렸다. 2점 차로 진 SK는 28일 “규정이 제대로 적용됐다면 이길 수 있었다”며 제소했다. KBL은 실수를 인정했고 즉각 심판들을 징계했다. KBL 전육 총재가 시즌 전 “심판에 대한 모욕을 한 감독에게 테크니컬 파울을 불고, 대신 심판의 실수도 강력히 처벌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SK의 분은 풀리지 않았다. 그럴 만했다. 야구로 치면 포볼이 됐는데도 심판이 타자를 1루에 내보내지 않은 것과 같은 실수이기 때문이다. SK는 재경기를 요구했다. 그러나 KBL 규정에 ‘재경기는 천재지변 시에만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그러자 SK는 NBA의 재경기 사례까지 찾아왔다. 2007년 12월 20일 경기 종료 51초 전 마이애미의 섀킬 오닐이 5반칙을 했는데 6반칙으로 잘못 기록되어 퇴장된 일에 대해 NBA는 재경기를 명령했다. KBL은 재정위원회에서 재경기를 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오면 이사회를 열어 이 참에 규정을 뜯어고칠 예정이다. 소급 적용도 고려할 수 있다고 한다. 한국 농구 사상 첫 재경기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 재경기가 열리면 남은 12.7초만 하게 되어 있다.

스포츠토토도 덩달아 고심 중이다. 재경기가 되면 돈을 잃은 사람들이 돌려 달라고 요구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27일 경기의 베팅 액수는 15억원 정도다.

토토 약관엔 경기 당일 번복되지 않는 경우 환불 같은 것은 없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구매자들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한편 28일 경기에서 동부는 KT&G를 91-77로, 모비스는 오리온스를 86-68로 꺾었다.

성호준 기자

◆농구 전적

▶원주

동부(4승2패) 91-77 KT&G(1승3패)

▶대구

모비스(3승3패) 86-68 오리온스(1승5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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