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 인선 진통] 주임검사는 외부서 차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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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전직 검찰 총수를 수사하게 된 검찰은 수사팀 인선에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이에 따라 수사는 대검 중수부에서 하되 주임검사는 외부에서 차출하는 형식을 취했다.

검찰 수뇌부는 수사 주체로 중수부와 서울지검 특수부를 놓고 저울질했다. 이에 대해 서울지검은 "당초 옷 로비 수사를 담당했던 서울지검이 이와 관련된 사건을 다시 맡기는 어렵고 관련자들의 비중을 보아도 적절치 않다" 며 대검에서 수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또 검찰총장과 대검차장.중수부장 등이 수사를 직접 지휘할 수 있다는 점과 대검의 보안 및 수사시설이 보다 우수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그러나 수사팀 구성은 난산(難産)이었다. 현재 중수부 1, 2, 3과장(부장검사) 3명 모두 김태정 전 총장.박주선 전 비서관과 함께 근무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승구(李承玖)1과장은 지난 1월 대전 법조비리 사건 당시 金전총장의 특명으로 검사들을 조사했다. 호남 출신인 이준보(李俊甫)2과장은 金전총장 시절 대검 공안2과장으로 일했고 朴전비서관과도 가까운 사이다. 김윤성(金允聖)3과장은 대검 공보담당관으로 金전총장을 보좌했었다.

결국 金전총장 등과 별다른 인연이 없는 박만(朴滿)대검 감찰1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했다. 그 대신 이종왕(李鍾旺)수사기획관-신광옥(辛光玉)중수부장으로 이어지는 중수부 지휘라인은 유지시켰다.

朴부장검사는 경북 선산 출신으로 제물포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시 21회에 합격했다. 서울지검 검사.대검 연구관.창원지검 특수부장.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지낸 朴부장은 조용한 성품이나 일처리가 치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李기획관은 "수사 역량과 검사로서의 판단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朴부장을 선택했다" 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朴부장을 지원할 인력으로 오광수(吳□洙).최재경(崔在卿)검사 등 중수부 수사에 참여해온 검사 3명을 투입했다.

검찰은 "평검사들의 경우 金전총장 등과의 인연이 그리 많지 않아 경험이 많은 중수부 인력을 그대로 유지시켰다" 고 설명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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