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세기의 편지들' 출간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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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20세기 미국의 저명인사나 역사적 사건의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이 쓴 편지가 '세기의 편지들' 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됐다. 워싱턴포스트지는 21일자 일요판에서 리사 그룬월드와 스티븐 애들러가 공동으로 펴낸 이 서한집의 주요 내용을 4쪽에 걸쳐 소개했다.

◇ 1915년 8월 26일, 부인과 사별한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에디스 갈트 여사에게 보낸 연서〓우리들의 행복은 젊은 연인들의 그것과는 달라요. 우리는 워싱턴 정가의 가십꾼들이 악용할 수 있는 증거를 남겨서는 안되오. 외로움이 장막처럼 밀려왔던 이번 주에 당신을 내 옆에 둘 수 있었다면….

◇ 1939년 8월 2일 앨버트 아인슈타인이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핵무기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확신할 수는 없지만 엄청나게 강력한 새로운 형태의 폭탄이 개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폭탄 하나를 배에 실어 폭발시킨다면 항구와 인근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폭탄은 너무 무거워 공중수송은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 1964년 8월 25일, 린든 B 존슨 대통령의 부인 버드 여사가 남편의 차기 대선후보 출마를 독려하는 내용〓당신은 트루먼이나 프랭클린, 혹은 링컨만큼이나 용감한 남자입니다. 지금 물러난다면 당신은 조국에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며, 당신의 앞날도 황무지밖에 없을 것입니다.

◇ 1964년 11월 20일, 미 연방수사국(FBI)이 익명으로 마틴 루터 킹 목사를 협박하는 내용〓킹, 당신의 천한 계급을 생각해 미스터나 목사, 박사 따위의 호칭은 붙이지 않겠다. 당신은 완전한 사기꾼이'며 우리 흑인 모두에게 큰 짐이 되고 있'다. 다른 모든 협잡꾼과 마찬가지로 당신에게도 끝장날 날이 다가오고 있다.

서한집에는 이밖에 '▶지미 카터 대통령이 우주탐사선 보이저호에 실어보낸 '우주를 향한 메시지' ▶'모니카 르윈스키의 드레스에 묻은 클린턴의 체액을 분석한 FBI 검사관의 보고서'▶워싱턴포스트 발행인인 캐서린 그레이엄 여사가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와 관련한 백악관의 압력에 항의하는 편지' 등도 들어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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