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 역차별, 할말은 하자…'남성협' 창립 권익 되찾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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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여성 상위(上位)시대를 맞은 약한 남자들의 몸부림인가,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보수 남성들의 반동(反動)인가.

일부 남성들이 '남성운동' 의 기치를 내걸고 "잃어버린 권익을 되찾기 위해 싸우겠다" 며 '남성단체' 를 결성하고 나섰다.

가칭 '한국남성운동협의회' 는 오는 27일 오후 3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1층 소회의실에서 창립식을 갖는다.

공동회장 정채기(鄭菜基.한국남성학연구회장)씨는 "창립식에는 회원 70여명이 참석, 구체적인 활동방향을 논의할 것" 이라고 밝혔다.

대학강사로 일하고 있는 교육심리학 박사인 鄭씨는 그동안 '지하철 성추행 경고 방송 논란' 등 각종 TV프로그램에 토론자로 출연하고 '남성학입문' 등의 책을 펴냈다. 또 모임 준비에 참여하고 있는 다른 회원들은 주로 인터넷과 PC통신에서 활동해온 이들이다.

이들은 "이제 남성도 할 말은 하고 살자" 는 구호를 내걸고 있다. 한마디로 "남성들의 권익을 침해해온 각종 법.제도.사회문화를 바꾸겠다" 는 것이다.

이들은 우선 남성의 권익보호를 위한 '남성발전기본법' 을 국회에 입법 청원하는 한편 정부로부터 여성단체와 동등한 지원을 받는 강력한 남성운동단체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군제대자 가산점 문제, 음대.미대 입시 남녀학생 구분 모집, 여성고용 할당제 등의 문제에서 남성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당당한 목소리를 낼 것" 이라는 다짐이다.

이에 대한 여성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한 여성단체 간부는 "이들은 정체가 불분명한 사람들" 이라며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두고 보겠다" 고 말했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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