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주선 발성성공 의미] 美·러 스타워스에 중국도 '한자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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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국이 유인우주선의 전단계로 평가되는 실험우주선 발사에 성공했다. 비록 21시간 동안 비행했을 뿐이지만 무사히 착륙까지 성공함으로써 유인우주선 발사의 가능성을 과시해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 발사.귀환〓20일 오전 6시30분 간쑤(甘肅)성의 주취안(酒泉)위성발사 센터에서 발사됐다. 높이 1백m의 발사대에서 발사된 우주선은 비행 10분만에 운반 로켓과 분리돼 예정 궤도로 진입했다. 실험우주선의 관측과 통제는 발사장에서 수천㎞ 떨어진 베이징(北京)에서 진행했다. 우주비행사를 양성 중에 있는 '베이징우주성' 내의 우주지휘통제센터는 태평양.인도양.대서양에 파견한 관측함들과 교신하며 실험우주선을 지휘했다.

우주선이 예정된 궤도를 따라 지구를 14바퀴 돌았을 무렵, 때마침 남대서양에 포진한 위안왕(遠望)3호 관측함을 통해 그 상공을 비행 중이던 우주선에 귀환명령이 내려졌다. 20일 18시였다. 곧바로 착륙작업에 착수한 우주선은 9시간40분여만인 21일 오전 3시41분 예정된 착륙지 내몽골 중부로 무사히 귀환했다.

중국은 이번에 발사한 실험우주선이 어떤 종류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중국 기술진들에 의해 자체 제작됐으며 우주선은 추진선실.귀환선실.궤도선실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또 우주선을 예정된 궤도로 쏘아올린 로켓은 창정(長征)2호로 중국은 이제까지 59번이나 창정 로켓을 발사했으며 최근 3년들어 17차례나 연속발사에 성공하는 개가를 올렸다.

◇ 의미〓우주선 발사는 한 국가의 총체적 국력과 연결된다. 첨단과학기술과 이를 뒷받침할 재정능력이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번에 우주과학기술과 재정능력이 이미 세계 최고의 수준에 도달했음을 입증한 셈이다.

특히 발사지에서 멀리 떨어진 베이징 지휘부의 통제에 따라 쏘아올린 우주선을 정확히 예정 착륙지인 내몽골 중부지역으로 유도한 것은 대단히 높게 평가되고 있다. 우주선 귀환이 발사만큼이나 고난도 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전문가들은 중국의 유인우주선 발사는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중국의 우주선 개발은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라는 군사적 목적에서 출발했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의 스타워스에 대항해 중국이 어떤 전략을 구사할 것인지가 관심사다.

◇ 중국 우주항공업 발전사〓50년대 '56~67년 과학기술발전계획' 을 수립하며 본격적으로 로켓과 인공위성의 개발에 착수했다. 63년 40㎏의 탐측기기를 적재하고 12만5천㎞의 고공을 비행할 수 있는 우주탐측 가능의 로켓 발사 능력을 확보한 데 이어 70년 4월 마침내 창정 로켓을 이용, 과학실험위성인 둥팡훙(東方紅)1호 발사에 성공했다.

중국은 문화혁명의 광란속에서도 과학자만큼은 보호해야 한다는 중국 지도부의 신념으로 커다란 타격을 면할 수 있었다. 이를 발판으로 중국 과학계는 80년대 잠수함에서의 미사일 발사, 지구궤도로 도는 통신위성을 쏘아올리는 등 잇따른 개가를 올렸다.

중국은 올해 건국 50주년을 앞두고 유인우주선 발사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92년부터 중국 제3세대 영도인 그룹의 핵심인 장쩌민(江澤民)주석의 각별한 지원이 따랐으나 건국 50주년에 맞춘 우주선 발사엔 실패했다.

중국은 로켓 발사 연구는 중국로켓기술연구원과 상하이(上海)우주기술연구원 등에서 전담하며 인공위성은 중국우주기술연구원과 상하이 우주기술연구원 등이 중심이 된다. 실험우주선 발사엔 모든 기관이 총동원된 것으로 알려진다. 베이징 서쪽 교외에 위치한 베이징우주성에서는 현재 유인우주선에 탑승할 우주인을 양성 중이다. '이곳에서는 갖가지 기자재로 우주운동병을 연구하는 한편 우주인 자격여부 등에 대한 자격심사와 훈련도 한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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