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자궁 이식 현실화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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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기능을 상실하면 이식이 불가능했던 자궁 이식이 빠르면 2년 이내 인간을 대상으로도 가능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미국생식의학학회(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에서 영국 런던 로얄 수의과 대학의 연구진은 토끼에게 자궁을 이식하는 수술이 성공해 빠르면 2년 내 인간에게도 자궁 이식 수술이 현실화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연구진은 5마리의 토끼에게 자궁 이식 수술을 진행한 결과 2마리가 이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자궁이식술의 경우 과거 다른 연구진에 의해 돼지나 염소, 양, 원숭이 등 동물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인간을 대상으로 한 이식 수술은 지난 2000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도했으나 이식 3개월 후 거부반응으로 실패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자궁 이식술이 실패 한 후 런던의 햄머스미스병원의 부인과 외과의 리차드 스미스 박사는 이식이 실패한 것은 모든 혈관을 제대로 잇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때문에 이번 실험은 자궁과 혈관을 잇는 방식 및 규칙적인 혈액 공급의 방법이 이식 성공의 관건으로 지목돼 왔다.

연구진은 앞으로 자궁을 이식받은 토끼를 대상으로 시험관 임신을 진행하는 동시에 큰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이식도 시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궁을 이식받을 경우 자궁 외 임신 위험이 높아 시험관 시술을 해야 임신 성공률이 높다는 것.

연구진은 다음 단계의 연구가 성공한다면 자궁경부암 등의 질환으로 자궁 손상을 받은 여성이나 불임 여성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출산학회의 토니 루더포드 대표는 “작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수술 성공이 인간 자궁이식술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선 단계일 수 있지만 큰 동물이나 인간을 대상으로 한 수술은 결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불임네트워크의 클레어 루이즈 존스는 “자궁 이식술의 경우 윤리적인 문제를 포함해 많은 고민과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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