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NBA스타 브래들리, 코트서 '인기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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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 민주당의 대선 예비후보 빌 브래들리가 농구스타였던 자신의 경력을 십분 살린 이색적인 선거자금 모금행사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브래들리는 14일(현지시간)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 농구코트에서 열린 행사에서 1백50만달러(약 18억원)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브래들리는 미 농구팀 주장으로 64년 도쿄(東京)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땄고, 67~77년에는 프로농구팀 뉴욕 닉스에서 포워드로 맹활약, '명예의 전당' 에 오르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과거 닉스시절 동료이자 LA 레이커스 감독인 필 잭슨을 비롯, 카림 압둘 자바.줄리어스 어빙.빌 러셀 등 '명예의 전당' 에 헌액된 왕년의 스타 20명이 우정출연했다.

50달러에서 1천달러까지 티켓을 사들고 입장한 5천여명의 관중 중에는 브래들리 지지자뿐 아니라 그의 전성기를 되새기려는 팬들도 상당수 있었다.

잭슨은 관중들에게 "브래들리는 선수시절 동료들로부터 '미스터 프레지던트' 로 불렸다" 며 그의 지도력과 카리스마를 강조했다.

고어 부통령과 민주당 후보 자리를 놓고 다투는 브래들리로서는 이날 행사를 통해 돈도 돈이지만 정치에 무관심한 일반 시민들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강렬하게 심어주는 큰 효과를 거두었다고 미국 언론들은 평가했다.

브래들리는 79년 뉴저지주에서 상원의원에 당선된 후 선수시절 이야기를 의식적으로 피해왔다.

"정치를 시작한 만큼 정치적 기준에 의해서만 평가받고 싶다" 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대선 가도에 접어든 지금 브래들리는 대중의 주목을 끌기 위해 자신의 경력을 확실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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