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스타 아놀드 슈워제네거 심장수술후 2년만에 컴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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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할리우드 최고의 근육질 액션 스타 아놀드 슈워제네거(52)가 2년만에 우리 곁을 찾는다.

97년 '배트맨과 로빈' 이후 영화에 등장하지 않았던 그는 다음달 4일 국내 개봉되는 영화 '엔드 오브 데이즈' 에서 자신의 장기인 시원한 액션연기를 펼쳐보인다.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전세계 기자들을 상대로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돌아왔다(I' m coming)" 라는 말로 입을 열었다.

'배트맨…' 을 촬영한 직후 심장수술을 받은 그는 "그동안 건강이 나빠 영화에 출연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다음 작품을 심사숙고하다 보니 늦어졌다" 고 답했다.

신작 '엔드 오브 데이즈' 는 세기말 분위기가 물씬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그는 지옥의 문을 열어 전 인류를 파멸시키려는 악마(가브리엘 번 분)의 음모를 저지하는 사설 경호원 제리코 케인 역할을 맡았다. 영화에서는 1천년 만에 나타난 악마가 99년 12월 31일 한 여성을 범하면 지구는 종말에 빠지게 된다.

제리코는 그 표적이 된 크리스틴(로빈 튜니 분)이라는 여봉?보호하기 위해 막강한 힘을 가진 악마와 거친 액션으로 맞서 싸운다.

- 이 영화를 컴백작품으로 택한 이유는.

"첫째는 심장수술을 받았지만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엄청난 액션이 강조되는 이 영화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이 한 세기가 저무는 시기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

- 고난도 액션 연기가 돋보인다.

"유리창에 매달리거나 헬리콥터에서 뛰어내리는 장면 등 안전장치 없이 직접 연기해야 하는 데가 많아서 꽤 힘들었다. 악마에 의해 교회가 부서지며 벽이 무너져내리는 마지막 장면이 가장 위험했다. "

- 이번 영화에서는 인상적인 내면 연기도 보여주는데.

"제리코라는 인물은 그동안 내가 맡았던 역할과는 사뭇 다르다. 그는 악당들에게 가족을 잃고 실의에 빠진 나머지 알콜 중독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내적 고통 속에 빠진 인물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특히 내 몸 속으로 들어간 악마를 몰아 내기 위해 스스로와 싸우는 장면에서 신경을 많이 기울였다. "

- 종교적인 성격이 짙다고 생각지는 않는가.

"이 영화를 종교(기독교)적인 관점에서만 보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 세상에는 선과 악이 대립한다는 보편적인 이야기다. 악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폭력보다는 선한 믿음이 강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었다. 또 이는 가장 폭력적이었던 20세기의 마지막에서 새로운 세기에 거는 기대이기도 하다. "

- 최근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2002년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출마할 뜻을 비췄다는데. (그는 존 F.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누이인 유니스 케네디 슈라이버의 사위이기도 하다. )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하지만 정치에 관심이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나는 불행한 사람을 돕는 등 다양한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만일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정치에도 뛰어들 것이다. "

- 그 나이에 액션 연기는 힘들지 않나.

"그렇지 않다. 앞으로 최소한 20년은 액션 연기를 더 할 수 있다(웃음). 또 코미디나 가족영화에도 계속 출연할 생각이다. "

- 영화에서 종말의 날로 묘사된 올해 12월 31일엔 뭘 할 건가.

"가족들과 산을 찾아 스키를 타며 쉬겠다. "

뉴욕〓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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