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단체 '네팔 인질 12명 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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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라크의 한 무장단체에 납치됐던 12명의 네팔인이 모두 살해됐다. 아랍계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31일 안사르 알순나군(軍)의 웹사이트가 이들의 살해 장면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비디오에는 복면한 한 남자가 눈이 가려진 채 땅바닥에 누워 있는 한 인질을 참수하는 장면과 다른 한 남자가 나머지 11명의 네팔인의 뒤에서 차례로 총을 발사해 살해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 단체의 무장조직은 인질 살해와 관련한 성명에서 "무슬림과 싸우고 유대인 및 기독교인들에게 봉사하는 불교 신자 12명을 처형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또 "이슬람과 무슬림에게 총을 겨누고 점령세력인 십자군에 협조하는 사람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라크 내 수니파 무장단체인 안사르 알순나는 지난달 19일 미군에 협조하는 네팔인들을 납치했다고 공개했다. 12명의 네팔인은 요르단의 업체를 통해 미군 기지에서 요리사나 청소부로 일하기 위해 이라크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이슬람학자기구는 "12명의 인질을 동시에 살해한 이번 사건은 민간인 학살"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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