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최고 포청천' 굳힌 국제심판 한병화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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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지난 9일 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최우수주심에 뽑혀 2년 연속 '최고 포청천' 자리에 오른 국제심판 한병화(40)씨는 동료들 사이에서 '독종' 으로 불린다. 가혹할 만큼 몸관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이다.

한씨는 경기 사흘 전부터 오후 6시 이후엔 아무 것도 먹지 않는다. 위에 부담을 줘 체력을 떨어뜨릴까 염려해서다. 평소 두 시간 하던 운동량을 늘리고 경기를 벌이게 될 팀의 전술적 특징.요주의 선수 등을 면밀하게 연구한 뒤 경기장에 나선다. 대학 때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접은 한씨는 그라운드를 향한 미련을 떨칠 수 없어 휘슬을 잡았다.

그가 생각하는 정확한 판정의 요체는 근접성과 각도. 최대한 볼과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하고 상황을 잘 볼 수 있는 각도를 확보해야 한다.

지난달 31일 챔피언 결정전에서 중국 심판이 샤샤의 핸들링 골든골을 못 잡아낸 것도 '근접성과 각도' 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게 한씨의 분석이다.

한씨는 프로축구 최고의 잔치판인 이번 포스트시즌에 국내 심판이 소외됐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한다. 한국 심판의 자질이 아시아 최고라는 얘기를 계속 들어왔기 때문이다.

"국내 팀들의 심판에 대한 불신풍조가 사라지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합니다." 한씨의 소박한 바람이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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