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제조업체 앞다퉈 생산라인 증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삼보컴퓨터는 최근 월 30만대씩 PC를 만들어 오던 경기도 안산공장을 45만대로 확충, 단일 공장으로 세계 최대 제조라인을 갖게 됐다. 대우통신도 지난 8월 국내 생산능력을 연간 1백만대에서 2백만대로 끌어올렸다.

국내 PC업체들이 일제히 설비 증설에 들어갔다. 업체마다 공장을 증설하고 해외 현지생산 라인을 확충, 대대적인 생산능력 확보전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월 15만대씩 만들어 오던 생산라인을 올해말까지 20만대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 회사는 수출보다 내수에 치중해 오면서 주로 고가모델로 승부를 걸어왔는데 최근 국민PC 열풍이 불면서 이에 대항하기 위한 보급형 제품을 출하하기 위해 이같은 투자계획을 마련한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국민PC 업계도 마찬가지. 현주컴퓨터는 석달전 월 3만7천5백대에서 8만7천대로 생산라인을 증설한데 이어 국민PC의 수요가 더욱 늘 것에 대비, 추가 투자계획을 마련중이다.

현대멀티캡도 이달 중 월 2만5천대를 4만대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마무리한다.

이처럼 국내 업체들이 하나같이 PC 생산라인을 늘리게 된 것은 ▶국내 경기가 풀리면서 PC 수요가 늘고 ▶국민PC의 등장으로 가격이 인하되면서 대기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최근 수출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멀티캡 김정열 부장은 "종전 대만에만 몰리던 미국.일본.유럽국가의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 물량이 제조선 다변화 추세에 따라 한국으로 전환되는 추세" 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추세는 대만 지진 이후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국산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것도 이런 추세에 한몫 하고 있다. 삼보컴퓨터측은 "한국은 마이크로프로세서(CPU)와 메인보드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좋은 램메모리.하드디스크드라이브.CD롬드라이브를 공급할 수 있는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고 말했다.

수출이 늘면서 해외 현지공장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가는 추세다.

연산 60만대의 중국 샤먼(廈門)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삼보컴퓨터는 지난 7월 역시 연산 60만대 규모의 네덜란드 공장을 건설한데 이어 다음달에는 1백20만대의 중국 선양(瀋陽)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올해는 3백만대, 내년에만 6백만대를 무난히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통신도 프랑스 현지 생산법인인 BTC정보통신을 통해 연간 40만대를 생산하다가 지난 7월 1백만대로 불렸다.

이민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