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판 '정인숙 사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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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방콕〓연합]캄보디아 최고의 여배우 피셋 페아클리카(34.사진)가 지난 7월 6일 피살됐다.

프놈펜의 한 시장에서 괴한들의 권총 3발을 맞고 쓰러진 페아클리카는 병원에 옮겨진 지 1주일만에 숨졌다.

범인은 밝혀지지 않은 채 사건은 미궁에 빠지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주 프랑스 주간지 렉스프레스가 이 사건의 배후인물로 훈 센 총리의 부인 분 라니를 거론했다.

캄보디아가 발칵 뒤집혔다.

캄보디아판 '정인숙 사건' 이 된 것이다.

렉스프레스의 주장은 훈 센과 페아클리카가 깊은 관계라는 사실을 안 훈 센의 부인 라니가 극도의 질투심으로 범행을 사주했다는 것이다.

페아클리카가 보관하고 있었다는 일기장과 훈 센이 보냈다는 연애편지를 증거로 내세웠다.

훈 센은 편지에서 로맨스가 시작된 지난해 8월 18일을 잊을 수 없다고 썼으며 페아클리카의 일기에서도 '사랑하는 센' 과의 강제 결별을 탄식하고 있는 내용이 있다는 것이다.

또 훈 센의 충복인 혹 룽디 경찰국장이 페아클리카를 만난 자리에서 "분 라니가 매우 화가 났으며 너를 죽이고 싶어한다" 고 경고했다는 것.

그러나 훈 센측은 야당지도자의 인척이 렉스프레스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야당의 근거 없는 모함으로 몰고 있다.

훈 센 자신도 3일 "전적으로 정적들이 꾸며낸 얘기" 라고 주장했다.

페아클리카는 고아 출신으로 왕립무용단원을 거쳐 스타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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