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타력으로 후지산 점령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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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화끈한 타력으로 후지산을 넘는다.

올시즌 국내 프로야구를 빛낸 25명의 드림팀 전사들이 4일 김포공항을 통해 99슈퍼게임 1차전이 열리는 일본 나고야로 출국했다.

한국은 정민철(한화).정민태(현대) 등 주력 투수들이 피로 속에 훈련부족까지 겹쳐 일본에 비해 마운드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파워넘치는 타력으로 일본을 제압한다는 전략이다.

한국은 올시즌 54개의 홈런포를 터뜨려 일본에서도 유명해진 이승엽(삼성)과 0.372의 타율로 수위타자에 오른 마해영(롯데) 등 역대 슈퍼게임 선발팀 중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희수 한화 감독을 포함한 4명의 코칭스태프는 경기마다 다양한 선수들을 고루 기용할 계획이지만 일본의 자존심과 기를 확실히 누르기 위해 그중 믿을 만한 타자들은 고정배치, 일본의 마운드를 초전박살낸다는 전략이다.

기선을 제압할 톱타자와 2번타자에는 빠른 발과 선구안이 뛰어난 이병규와 유지현(이상 LG)이 맡는다.

유지현은 지난 95년 슈퍼게임에 출전, 11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둘렀고 이병규도 지난 9월 아시아선수권대회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2루타를 포함, 2안타로 우승을 차지하는데 일등공신이었던 만큼 '일본 천적' 으로 통한다.

클린업트리오는 다소 유동적이다. 일본의 선발투수가 우완일 경우 이승엽.양준혁(해태) 등 좌타자를 주로 기용하고 좌완일 경우에는 마해영과 심정수(두산)의 중용이 예상된다.

우익수를 맡을 심정수의 컨디션이 최상이 아닐 경우 큰 경기에 강한 박재홍(현대)이 대신 그라운드를 누빈다.

6번에는 3루수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동주(두산)와 김한수(삼성)가 내정돼 있다.

그러나 1차전에는 김동주의 선발이 점쳐진다. 1차전 일본선발이 우에하라(요미우리 자이언츠)이기 때문이다.

김은 지난 97년 대만에서 벌어진 아시아선수권대회 일본과의 결승에서 우에하라로부터 2루타와 홈런을 뽑아내 그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던 소문난 천적이다.

7번은 안방을 책임질 김동수(LG)가 유력하다. 김이 팔목부상에서 회복되지 않을 경우 신인왕 홍성흔(두산)이 자리를 대신한다.

8번.9번은 상대적으로 화력이 떨어지는 '날쌘돌이' 정수근(두산)과 '악바리' 박정태(롯데)의 몫이 확실시된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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