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머티스 관절염 방치땐 동맥경화악화 '가설' 입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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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류머티스 관절염을 방치하면 관절염이 악화 되는 것은 물론 동맥경화로 사망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신촌세브란스병원 내과 이수곤(李守坤)교수팀은 최근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 42명과 정상인 42명에게 혈액검사를 실시한 결과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수치(㎎/㎗)가 환자의 경우 41로 낮았으나 정상인은 55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나쁜 콜레스테롤인 지질단백은 환자가 27로 높았으나 정상인은 18로 낮게 나타났다. 좋은 콜레스테롤이 낮고 나쁜 콜레스테롤이 높을수록 동맥경화에 걸릴 가능성은 높아진다.

그러나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를 받으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李교수팀은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들을 1년간 류머티스 치료를 받은 그룹과 치료받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치료받은 그룹에선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이 20%나 상승했다는 것.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들이 정상인보다 일찍 사망한다는 것은 의학계에 널리 알려진 정설. 평균수명 면에서 남성환자는 7년, 여성환자는 3년이나 일찍 사망한다. 이는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에게 동맥경화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게 지금까지의 가설.

콜레스테롤 등 기름덩어리가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는 뇌졸중과 심장질환의 뿌리를 이루는 질환. 이번 연구는 이 가설을 실험으로 입증해 냈다는데 의미가 있다.

李교수는 "류머티스 관절염은 단순히 관절만 아픈 질환이 아니라 동맥경화를 악화시켜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질환으로 밝혀진 만큼 조기치료가 절대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李교수팀의 연구결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저널오브류머톨로지 8월호에 게재됐으며 11월 열리는 미국류머티스학회에서 발표된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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