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인터넷이 핵심 홍보수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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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미국 정치에 인터넷이 핵심적인 선거운동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는 이제 단순히 후보의 홍보물을 띄워놓는 수준을 넘어서 선거자금 모금의 창구역할도 하는 본격적인 사이버 선거운동본부로 바뀌고 있다.

◇ 인터넷 정치〓미국 정치판에선 E-폴리틱스(전자정치)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웹사이트 개설은 필수고 이제는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2000년 대선주자들은 몇만달러에서 몇십만달러씩 들여 전문 웹디자이너나 외부용역회사를 동원해 특색있는 웹사이트를 만드는데 열중이다.

이들은 웹사이트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우편홍보물 대신 지지를 호소하는 E메일을 보내고, 의견을 일일이 받아 정책에 반영한다. 후보의 오디오.비디오파일이 홈페이지에 첨부되고, 후보의 캐릭터상품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 사이트도 생겼다.

인터넷을 통해 지지그룹을 성향별로 조직화하고(앨 고어.빌 브래들리), 뉴스를 발표하는가 하면(조지 W 부시), 핵심지지자를 중심으로 다단계 판매식 지지자 확대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스티브 포브스).

◇ 인터넷 선거자금〓선거자금 모금수단으로 인터넷은 아직 초보단계지만 가능성은 무한하다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진단. 지난해 미네소타 주지사에 당선된 제시 벤추라가 단돈 6백달러를 들여 만든 웹사이트를 통해 전체 선거자금의 3분의 2를 모은 것을 계기로 웹사이트를 통한 선거자금 모금이 일반화되고 있다. 민주당의 브래들리가 9월말 현재 65만달러를 인터넷으로 모아 최다모금을 기록한 것을 비롯, 모든 대선주자들이 인터넷 모금창구를 열어두고 있다.

아직은 우편과 집회에 의존하는 기존 선거자금 모집방식이 압도적으로 우세하지만 인터넷의 간편성과 인터넷 인구의 폭발적 증가세를 감안하면 인터넷 모금의 비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특히 인터넷 모금은 일단 창구만 열어두면 모금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 인터넷 정치 비즈니스〓인터넷을 활용한 선거운동이 활기를 띠면서 정치인의 웹사이트 개설을 비롯한 각종 인터넷 부대사업이 성업중이다.

미국내에는 정치관련 사이트에 필요한 각종 프로그램을 제작.판매하는 30여개 벤처기업이 활동중이다. 이들은 유권자 성향분석 프로그램, E메일 주소 탐색 프로그램, 웹사이트 관리, 선거유세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이 중에는 유권자의 성향에 따라 좋아하는 색깔과 문장을 담은 각기 다른 E메일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회사도 있다.

워싱턴〓김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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