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필요한 곳은 어디든 찾아가겠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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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법과 도덕에 어긋나지 않는 한 제 도움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지 찾아가겠습니다. "

평범한 회사원이 여가시간 동안 남을 돕기로 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윤준구(尹俊九.26)씨.

모 보험사 직원인 尹씨가 남을 돕기로 한 것은 이달초. 尹씨는 이달초 생활정보지에 법적,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한 봉사를 하겠다는 광고를 냈다.

봉사 시간은 자신의 일과 시간이 끝나는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3시간.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봉사활동을 나간다.

尹씨의 광고가 나가자 치킨점에서 일손을 구하지 못했으니 배달원으로 일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는가 하면 음식점 주방에서 접시 닦는 일을 도와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부인이 이상하니 미행해달라는 요청도 있었지만 이는 거절했다.

尹씨가 이같이 남는 시간에 봉사활동을 하기로 한 것은 우선 시간적 여유가 있는데다 많은 사람을 만나 대인관계의 폭을 넓히고 이를 통해 자기성찰을 하기 위한 것. 지난 7월 유통점에서 근무할 때만 해도 오후 10시에 일이 끝나는 까닭에 봉사활동은 생각만 있었을 뿐 실천하지 못했다.

尹씨가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장 조심하는 것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오해. 보험사 직원이라 실적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소리를 들을까 봉사활동을 할 때마다 자신의 신분은 철저히 숨기고 있다.

순수 봉사단체에서는 이같은 봉사활동 동기에 의문을 표시했으나 尹씨와 함께 자신들이 다니는 사회시설을 두차례 다녀온 후 尹씨의 순수성을 인정, 함께 봉사활동을 하자는 제의도 받았다.

그러나 尹씨는 봉사단체에서 일손이 부족할 경우에는 함께 활동할 수 있으나 지금처럼 정해진 곳 없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을 계획.

집안 사정으로 혼자 원룸생활을 하고 있는 尹씨는 "한달동안의 경험으로 볼 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비단 사회시설뿐만 아니었다" 며 "보다 폭넓은 봉사활동을 통해 사람 사는 도리를 배우겠다" 고 말했다. 연락처 018-211-2725.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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