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언어·외국어영역 마무리 이렇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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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능시험(11월 12일)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내용을 익히기보다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실수를 줄이고 안정된 점수를 얻는 방법이다. 중앙일보 MY STUDY는 올 한 해 치른 전국연합학력평가(3·4·7월)와 수능모의평가(6·9월)를 바탕으로 시험 전 챙겨야 할 영역별 대표 문제 유형을 점검해본다. 그 두번째 순서로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고난도 문제 출제가 증가한‘언어·외국어 영역’을 살펴봤다.

언어영역
언어영역은 최근 난이도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출제 빈도수가 높은 문제 유형들의 해결법을 확실히 익히고 취약 유형에 대한 보완 학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KT정보에듀의 류동헌 강사는 “2010학년도 수능에서는 정밀한 독해를 요구하는 고난이도 제시문과 문제들이 다수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며 “1~ 2등급을 목표로 한다면 상위권의 변별력을 구분하는 고난이도 문제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청솔학원 평가연구소 오종운 소장도 “언어 영역에서 모든 문제의 정답 근거는 지문 속에 있다”며 “정확한 지문 분석과 선지를 정교하게 해석하는 능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언어영역 등급이 낮게 나오는 근본적인 원인은 제시문을 독해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기출문제를 유형별로 정리해 해결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언어영역에서 상위권에 진입하는 것은 고난도 문제를 맞히느냐 여부에 달려있다. 우선 비문학영역을 살펴보면, 세부 내용을 파악하는 문제에서도 답지의 내용을 해당 지문에서 찾는데 시간이 소요되도록 선택지를 구성한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세부 내용을 단순히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지문의 내용을 통한 유추와 추론능력이 필요하다는 것. 지문의 전체적인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기본이고, 세부적인 내용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지문을 꼼꼼하게 읽는 연습을 해야 한다.

류 강사는 특히 ‘보기’의 적용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문학은 정해진 시간 내에 읽는 연습을 하면서 정보에 대한 분석적 이해 능력을 마지막까지 길러야 한다”며 “최근에 집중적으로 출제되는 고난이도 사고 유형은 지문 독해 능력뿐 아니라 관련 내용이나 자료에 대한 해석 능력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학영역은 장르별로 다른 분석태도를 가져야 한다.오 소장은 “우선 ‘시’에서는 화자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 전체 분위기는 어떠한지를 파악한 후 그것을 바탕으로 부분적인 내용들을 추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KT정보에듀의 박상준 강사도 “운문 문학에서는 상황+정서의 구조로 주제를 뽑아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이어 “소설은 갈등의 주체와 원인, 인물의 심리와 상황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갈등의 원인과 인물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는 부분은 인물간의 ‘대화’이므로 주의해서 봐야 하지만, 인물의 반복되는 행위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소장도 “갈등에 대한 각 인물의 대응 방식을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분위기나 상황 등이 정확하게 이해되지 않을 때에는 자신을 그 소설의 등장인물로 가정해 보고 그 상황에 적용시켜 보면 훨씬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외국어영역
외국어영역 역시 해가 갈수록 고난도 유형의 문제가 늘고 있다. 지난 2009학년도 수능과 비교했을 때, 올해 실시된 6월·9월 모의고사의 난이도가 높아져 올해 수능에서도 다소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문제 유형 면에서는 제시된 지문의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답을 끄집어 낼 수 있는 소위 ‘분위기 추론’문제가 출제되지 않고 빈칸 추론이 한 문항 더 출제되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비상에듀의 박정훈 연구원은 “비교적 쉬운 난도의 유형을 빼고, 난도가 높은 유형을 보강함으로써 전체적으로 난이도를 조정하고 고난도 문항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성남외고의 정승훈 교사는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는 예상문제집 풀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학생들은, 막판 시간부족 때문에 외국어영역을 제외한 암기과목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모든 영역에서 매일 조금씩이라도 마무리 문제집을 풀어보는 것이 고득점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특히 다양한 어휘문제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이투스 김정호 강사는 “어휘는 크게 동사와 명사, 형용사로 구분해 공부 방법을 다르게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동사 위주로 공부하라”고 말했다. 빈도가 높은 go, come, have, get, make, turn, look, help, have로 출발하되 구조마다 그 의미가 달라짐에 유의하라고 충고 했다.

독해 영역에서는 작가의 출제 의도 파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지문의 제일 앞쪽 1/3에 정답의 50%가 몰려 있으므로 앞부분을 읽으면서 출제 의도를 파악하는 연습이 중요하다는 것. 그 후엔 출제 의도와 상관없이 최대한 빨리 읽고 정답을 찾는 방법으로 하루에 15~20개 지문을 풀고, 이와 별도로 지문 5개씩은 자세히 분석하는 방식으로 병행해 공부해야 한다고 방법을 제시했다.

어법영역도 시험 당일 날까지 중요 사항과 특별히 약한 부분을 여러 차례 다시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김정호 강사는 “어법은 주어와 동사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독해용 어법’과 자주 출제되는 패턴별로 정리가 필요한 ‘문제풀이용 어법’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능시험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어법을 모두 점검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자신이 취약한 부분위주로 보완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설명]언어·외국어 영역 역시 올해 치러진 모의고사 결과 상위권 학생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고난도 문제 출제가 늘고 있다. 유형별 문제 분석이 필요할 때다.

<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
[사진=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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