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모근차'개발 세양산업 고천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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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제주의 초가(草家)는 바람을 견뎌내기 위해 특수공법으로 지어진다.초가에 지붕을 얹고 처마를 단단한 돌로 짓눌러 제주산간에 널린 ‘띠’란 풀을 말아 만든 새끼줄로 단단히 엮는다. 이처럼 건축재료로 쓰이던 띠가 건강음료로 개발됐다.

세양산업 대표 고천우(高千右·57)씨가 개발의 주인공. 82년부터 띠로 만든 공예품 특산단지를 운영하던 高씨는 띠의 뿌리를 옛부터 조상들이 황달기가 있는 환자에게 달여먹였다는데 착안,건강음료 개발 가능성을 조사했다.

제주산천에 널려 있는 띠의 뿌리(白茅根)는 동의보감에 이뇨작용과 황달·해열·발한등에 효능이 있는 약초로 기록돼 있다는 것을 알았다.97년부터 스스로 수백차례 실험을 하기도 하고,특히 제주산업정보대 식품영양과 이장순 교수의 도움으로 지난해 11월 ‘백모근차’라는 명칭의 건강음료를 개발,특허를 받았다.물에 띠뿌리를 풀어 6시간여 달인뒤 원액을 추출,천연꿀과 구연산을 배합하는 것이 기본제조법.

식품의약청으로부터 식품사용 적정 판정을 받아 지난 6월부터 시판에 들어간후 지금까지 6만여병이 팔려 매출액도 5천여만원을 넘어섰다.

高대표는 “초가가 점점 사라지고 개간등으로 인해 원료확보에 어려움이 생기는게 문제”라며 “농가와 재배계약을 맺어 농가소득사업으로 연결시키겠다”고 말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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