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희 기자에게 물어보세요] 빚때문에 불안·두통 시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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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문> 어머니가 장사에 실패한 후 빚독촉에 시달리는 생활이 너무 무섭고 힘들어요. 다섯달 전부턴 제 월급도 빚쟁이들이 모두 가져갑니다. 이 사실을 알면 쓰러지실까봐 아버지껜 비밀로 하고 있어요. 낮에는 불안과 두통에 시달리고 밤에는 손목을 쳐다보면서 자살을 생각합니다(서울 동대문구 24세 직장여성 K).

<답> 정말 괴롭고 힘들겠군요. 부모님의 힘든 상황을 떠맡고 나선 마음은 칭송받을 만해요. 그렇지만 뜻이 아무리 좋더라도 현실적으로 힘에 부치는 일은 누구에게나 과중한 스트레스로 작용해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실제로 K양은 지금 심한 우울증과 불안증에 시달리고 있잖아요□ 우울해지면 자살을 생각하게 되는데 K양처럼 자살 방법을 구체적으로 떠올린 경우는 빨리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우선 아버지께 상황을 설명하고 K양의 짐을 아버지와 나누도록 하세요.

자신의 고민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함께 걱정하는 것을 '환기요법' 이라고 하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우울.불안 등의 증상이 호전됩니다. 현실을 알고나서 받을 아버지의 충격이 아무리 크다 해도 K양의 자살로 인한 충격만 하겠습니까.

정신과에서 항우울제 등 약물치료를 빨리 받도록 하세요. 힘든 상황에서 비롯된 우울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지지만 지금처럼 위험한 시기엔 회복되기 전 자살을 시도할 수 있거든요. K양이 월급 차압에 동의했다 해도 법적으로 월급의 절반 이상을 뗄 순 없으며 약물치료 비용도 많은 액수는 아닙니다.

황세희 기자

◇ 상담을 원하시는 분은 문의내용을 생활과학부 팩스(02-751-5627)로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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