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 천만원 증발‥ 한일장신대 진상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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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익명의 독지가가 한일장신대(전북 완주군)에 기탁한 장학금 1천만원이 증발, 대학측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이 장학금은 지난 92년1월8일 한일장신대 거래 금융기관인 국민투자신탁(현 현대투자신탁)에 입금됐다.

그러나 대학측은 불순단체가 이 장학금을 보냈을지 모른다고 생각해 확실한 출처가 밝혀지기 전에는 학생들에게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다음해인 93년 2월27일 당시 당시 장학금을 관리했던 학생과장 裵모(신학부)교수의 인감으로 전액 인출됐다.

하지만 이 돈은 학생들에게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대학은 당시 장학금을 관리했던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내부감사에 착수했다.

대학은 지난 6월24일 裵교수에게 해명하도록 감사질의서를 보냈다.

이에 裵교수는 자신의 인감으로 돈이 인출된 것은 "당시 학생과장이 장학금을 관리, 자신의 명의로 통장이 개설됐기 때문" 이라고 답변했다.

또 "그 당시 통장이 자신의 명의로 개설됐을 뿐 '모든 입·출금은 직원 金모씨가 담당했다" 며 장학금의 인출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밝혔다.

따라서 대학측은 통장을 관리했던 金씨(현재 미국거주)에게 전화로 이를 확인했으나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 는 답변만 들었다.

대학측은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는 일부 교수들의 주장에 따라 조만간 수사를 의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교수들은 "기탁된 장학금을 허술하게 관리한 책임자에게 엄중한 징계조치를 내려야 한다. 또 그동안 기탁된 익명의 장학금도 모두 공개하고 사용처를 밝혀 한점의 의혹이 없도록 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전주〓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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