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피플] 前페레그린증권 '2인자' 앙드레 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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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홍콩 페레그린증권 흥망(興亡)''의 주역인 앙드레 리(한국명 李奭鎭.36)가 한국에서 재기를 선언했다.

李씨는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중견.중소기업과 미국.유럽 등 선진국 기관투자가를 연결시켜주는 사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 6월 오원(O1)이란 회사를 차렸으며 딜 콤포저(deal composer.거래를 맺어준다는 뜻)란 이름의 인터넷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李씨는 "인터넷으로 이런 사업을 하는 것은 전세계에서 오원이 처음" 이라며 "선진국의 기관투자가들과 사전 접촉해본 결과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고 주장했다.

이 시스템은 다음달부터 가동을 시작하고 내년 4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자금이 필요한 아시아 기업들은 오원과 계약을 맺고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dealcomposer.com)에 들어가서 얼마만큼의 돈을 어떤 방식으로 조달할 것인가를 입력하게 된다.

그러면 해외 기관투자자가 인터넷 게시판을 검색해보고 관심이 가는 회사와 접촉을 하는 방식이다.

오원은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제공해주고 거래가 최종 성사될 경우에만 성공 수수료를 받는다.

李씨는 변호사인 부친 이기창(李基昌.64)씨와 프랑스계 캐나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인 2세. 지난 94년 페레그린에 채권팀 책임자로 스카웃된 이후 매년 회사 전체수익의 35%를 올렸으며 필립 토즈 회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아 실질적인 2인자가 됐다.

하지만 지난해 1월 페레그린이 인도네시아 투자 실패로 파산을 신청할 당시 회사 몰락의 책임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李씨는 "이번 기자회견은 새로운 사업을 소개하기 위한 자리고 페레그린과 관련해선 말하고 싶지 않다" 며' "오원 설립에 페레그린 시절 동료들이 참여하긴 했지만 사업 내용은 페레그린 시절과 다르다" 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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