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값 만만찮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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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 부산 해운대 바닷가에 자리잡은 한 고급아파트 모습.

지방 대도시에도 수도권처럼 신흥 부촌이 곳곳에 형성되고 있다. 부산.대구 등 영남권을 중심으로 평당 1000만원을 넘는 아파트가 잇따라 등장했다. 이들 지역은 주로 학군이 좋거나 새 아파트가 대거 입주 중인 곳이다.

부산의 경우 해운대구가 부자동네로 우뚝 섰다. 해운대 앞바다를 볼 수 있는 데다 교통.학군이 좋기 때문이다. 좌동.우동 등에 대규모 주상복합 타운이 들어서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지난 2002년 10월 입주한 해운대구 중동 경동메르빌 63평형은 평당 매매가가 평균 944만원에 이른다. 바다가 보이는 로열층은 최고 6억9000만원을 호가한다.

분양권은 더 비싸다. 우동 대우트럼프월드센텀은 입주(2006년 6월)가 1년 10개월 가량 남았는데도 분양권 매매가가 평당 950만원을 넘는다. 51A형의 경우 최고 5억7000만원을 부른다. 2007년 4월 입주 예정인 우동 대우트럼프월드마린은 이보다 평당 매매가가 100만원 정도 더 높다. 59평형이 4억8000만~6억3000만원, 79평형이 7억8000만~9억8000만원 선이다.

대구는 수성구가 부촌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5월 입주한 황금동 태왕아너스빌은 평당 매매가가 830만~1050만원을 기록해 분양가보다 두배 정도로 올랐다. 인근 최선공인 관계자는 "대형업체 브랜드는 아니지만 새 아파트이고, 주변 학군이 좋아 침체기인 데도 집값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수성구 일대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계약률이 높았던 것도 주변 새 아파트의 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울산의 경우 남구 신정동이 신흥 부촌으로 떠올랐다. 울산은 평당 매매가가 300만~400만원 선이지만 지난해 8월 입주한 신정동 아이파크는 평당 800만~900만원을 호가한다. 이 아파트는 34평형이 2억7000만~3억원, 50평형이 4억5000만~4억7000만원으로 웬만한 수도권보다 비싸다.

신흥 부촌과 구 시가지의 집값 차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구의 경우 기존 주거지는 평당 매매가가 남구(338만원).달서구(439만원).중구(374만원) 등 300만~450만원에 머물고 있다. 부산도 해운대구는 평당 1000만원이 넘는 새 아파트가 많은 반면 금정구(449만원).남구(415만원).수영구(464만원).동래구(447만원) 등은 평당 400만원 대에 그쳐 극심한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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