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은 양육, 전업주부는 교육비 스트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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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전업주부의 스트레스는 워킹맘보다 덜할까. 전업주부·워킹맘 모두 양육 스트레스를 남편보다 많이 받고는 있었지만 워킹맘과 전업주부의 스트레스는 큰 차이가 없었다. QED 조사 결과 워킹맘은 전업주부에 비해 ▶양육책임에 대한 부담감 ▶배우자의 무관심 ▶정보의 부재에서 3%포인트씩 스트레스 지수가 높았다.

반면 교육비 부담과 자아 존재감 부분에서는 전업주부의 스트레스가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5년간 직장을 다니다 최근 그만둔 최지영(38·서울 서초동)씨의 예를 보자. 8세·4세짜리 두 아들 선우와 연우는 엄마가 집에 돌아온 후 잘 먹어서 살이 통통하게 올랐다. 하지만 막상 최씨의 스트레스가 적어진 것은 아니다. 최씨는 “남의 손에 아이를 맡긴 게 불안했지만 직장을 다닐 때는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고 능력도 인정받을 수 있어 좋은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황수경 박사는 “수퍼우먼을 얘기하는 사회에서 워킹맘은 아이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해 미안해 하는 등 마음 고생을 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엄마’가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사회에서 인정받는 것이 육아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주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특히 워킹맘이 여성이나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전업주부보다 높은 것에 대해 황 박사는 “여성이 하루 종일 집에 있지 않고 사회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정부가 탄력근로제나 파트타임 잡 등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QED의 이성아 부장은 “엄마들의 육아 부담과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는 사회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이원진·이충형·김진경·정선언·김기환·김효은·이승호·임현욱·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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