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전 올림픽 축구예선 숨은 일꾼 김용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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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한국축구에 실망한 국민들에게 속죄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올림픽 축구대표팀 수문장 김용대(20.연세대2)가 자신감이란 날개를 달았다. 골문만 지키는 소극적 플레이에서 벗어나 수비진에 지시를 하고 호통도 칠 줄 아는 적극적인 골키퍼로 변신한 것이다.

'그물손' 김은 지난 3일 한.중전을 통해 '수호천사' 로 탈바꿈했다. 중국은 이날 12차례의 슛을 날려 슈팅수에선 한국(7회)에 앞섰다. 이 가운데 서너차례는 득점이나 다름없는 결정적인 찬스였다.

그러나 이 슈팅들은 김용대의 '그물손' 을 뚫진 못했다. 김은 위기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수비수 남기성이 부상으로 실려나간 후반 중반 이후 수차례의 위기 때마다 선방을 거듭했다. 정확한 판단력.뛰어난 순발력, 그리고 더욱 넓어진 수비범위는 자신감의 또다른 표현이었다.

비록 승리의 영광은 골을 넣은 신병호에게 돌아갔지만 숨은 공신은 김용대였다. 지난달 7일 도쿄 일본전에서 4점을 내준 게 김에게는 오히려 보약이 되었다. 김은 '개인적인 치욕은 한국축구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며 패배의 교훈을 곱씹고 훈련에 매진할 수 있었다.

1백86㎝.73kg의 좋은 체격조건을 갖춘 유망주로 일찌감치 김병지의 뒤를 이을 '재목' 으로 지목돼 왔다. 올림픽 대표팀 김현태 GK코치는 "1남4녀중 막내로 소극적인 성격이 지적대상이었지만 일본전 이후 완전히 성격이 바뀌었다" 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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