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료 싸움' 판교톨게이트 출근길 아수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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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오가는 욕설.주먹다짐.경적 시위…' . 판교 통행료 폐지추진위원회 등 경기도 성남시 분당지역 7개 사회단체가 29일 출근시간대에 일제히 벌인 '분당주민 통행료 납부거부 운동' 으로 이날 오전7시부터 9시까지 판교톨게이트 부근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도로공사측은 정숭렬(鄭崇烈)사장 등 임직원 1백여명이 통행료를 내지 않고 지나가려는 차량을 몸으로 막았으며 일부 직원들은 차량 보닛 위에 드러눕기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도공 직원과 운전자간 심한 몸싸움.욕설이 오가는 등 마찰이 빚어졌다.

이 때문에 분당.수지 방면에서 판교톨게이트를 통해 서울로 향하던 차량들이 1㎞ 이상 늘어섰으며 톨게이트를 빠져나가는데만 40분 이상 걸리는 등 극심한 체증을 빚었다.

출근시간에 쫓긴 운전자들과 늘어선 차량들은 경적시위를 벌였고 일부 운전자들은 차량 사이를 비집고 우회하느라 교통체증이 2시간 이상 진행됐다.

통행료 납부를 거부하는 운전자들은 "돈을 안내는 운전자에게 납부고지서를 발송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면 되지 왜 차량 진행을 방해하느냐" 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도공측은 "고속도로를 이용하려면 통행료를 내야 한다" 고 맞서 충돌이 계속됐다.

한 운전자는 항의 표시로 5백만원짜리 수표로 통행료(1천1백원)를 지불하자 도공측은 1만원짜리 현금이 든 금고를 현장으로 들고와 4백99만8천9백원을 거슬러주기도 했다.

오전 7시40분쯤에는 한나라당 오세응(吳世應)의원이 "차량을 막는 것은 불법" 이라며 도공 鄭사장에게 따지자 鄭사장이 "통행료를 받는 것이 어째서 불법이냐" 고 대응하면서 고성과 삿대질까지 오갔다.

시민단체 회원 1백여명은 '판교 통행료 납부 거부' 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시위를 벌였으며 경찰은 전경 1백여명과 견인차량 10대를 톨게이트 주변에 배치,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큰 충돌은 없었다.

통행료 폐지추진위 남효응(南孝應)위원장은 "통행료 납부 거부는 정당한 시민권리 찾기 운동" 이라며 "통행료를 내지않는다고 차단기 등을 동원, 차량을 막아 교통혼잡을 초래한 도공측을 교통방해죄로 고발하겠다" 고 밝혔다.

이에 도공측은 "거부운동을 주도한 南위원장 등 20여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고 말했다.

한편 南위원장은 "29일의 통행료 거부 운동으로 출근시간 정체가 너무 심해 30일까지 벌이기로 했던 거부운동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 구리.남양주 주민들도 30일부터 구리.토평 톨게이트 폐쇄를 위한 범시민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인천시민들은 경인고속도로 인천톨게이트의 통행료 거부운동을 벌이기로 했으며 울산시민도 지난 24일부터 울산~언양간 통행료 인상분 납부거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대구 칠곡지구 아파트 주민들도 중앙고속도로 칠곡~금호 구간 통행료 면제를 요구하며 법적 대응을 준비중이다.

정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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