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식.주행거리 100km '고물트럭' 운행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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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회갑이 다 된 차량을 아무런 불편없이 사용하는 사람 - ' . 충북 청주시 복대동에서 목재상을 하는 이용구 (李龍九.68) 씨는 '57세 (42년식)' 짜리 트럭을 타고 벌목 현장을 누빈다.

녹 방지를 위해 도장을 수십차례 한 이 차는 펜더와 문짝이 거의 떨어져 나가 보기엔 형편없어도 경사 30도가 넘는 가파른 산길을 잘도 타고 넘는다.

계기판이 고장나 총 주행거리는 알 수 없지만 1백만㎞는 넘을 것이라는 게 李씨의 설명이다.

미국 GM사가 제작한 이 트럭은 모델명 GMC로 우리에겐 더욱 친근하다.

적재 정량 4.5t인 이 차량은 10개의 바퀴가 모두 구동되도록 설계돼 군용 또는 목재 수송용으로 많이 사용돼왔지만 현재 사용되는 것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6.25 직후부터 목재 도매업을 해온 李씨는 지금까지 트럭을 두 번 처분했고 77년 세번째로 이 트럭을 사들였다.

22년째 사용하는 셈이다.

"요즘 사람들 3~4년만 되면 차를 바꾸는데 이해할 수 없어요. 물건 아까운 줄 알아야지요. "

이같은 사실은 충북도가 새천년 사업의 하나로 충북 최고 기록집을 발간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청주 = 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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