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차량 과다구매 예산 낭비' -감사원 특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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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건설교통부가 경부고속철도 차량 구매계획을 세우면서 교통수요를 잘못 계산하는 바람에 차량 과다구매로 인한 예산낭비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됐다.

또 시험운행을 위해 도입한 고속철도 차량을 운행해본 결과 기준치를 훨씬 넘는 바퀴 마모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4월부터 한달간 경부고속철도 건설사업 특별감사를 벌여 차량 과다구매 계획 등 83건의 문제점을 적발, 건교부와 한국고속철도공단측에 시정을 요구했다고 19일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 94년 이후 장거리여객 증가율이 매년 2%로 정체돼 있는 데도 건교부는 91년에 예측한 교통수요를 기준으로 여객 증가율을 매년 10%로 산정해 2004년까지 9백20량의 고속철도 차량구매 계획을 수립했다" 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교통수요를 감안할 때 적정수준은 6백60량" 이라며 "적정보다 많은 고속철도 차량 2백60량의 비용이 무려 4천9백73억원에 달한다" 고 지적했다.

또 프랑스 테제베 (TGV) 사의 고속철도 차량은 4만㎞를 시험운전해 바퀴 마모가 0.33㎜ 이내일 때 납품받도록 돼있으나 국내 도입차량의 경우 불과 2백㎞만 시험운행했는 데도 92개의 바퀴 중 절반인 46개가 2.6~4㎜ 마모된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건교부측은 "1단계 사업은 차량구매 계약이 체결돼 변경이 불가능하다" 면서 "차량 바퀴 마모에 대해선 신품으로 교체한 뒤 재시험을 시행하겠다" 고 말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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