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카도쿠라 ‘팔색구’냐 금민철 ‘뱀 직구’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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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 최종전 선발의 중책을 짊어진 SK 카도쿠라(왼쪽)와 두산 금민철. 우완 카도쿠라의 노련미와 좌완 금민철의 패기가 정면 충돌한다. [중앙포토]

두산의 위기. 하지만 금민철(23·두산)에게는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13일 인천에서 벌어지는 플레이오프 5차전 선발로 금민철을 내세웠다. 김 감독은 “마지막 경기다. 불펜 투수들을 모두 쏟아 부어야 한다”면서도 “선발 금민철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앞선 두 경기처럼 던져 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금민철은 2009년 포스트시즌이 낳은 신데렐라다. 2005년 입단 후 단 13승(11패)에 그친 그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두 차례 등판해 모두 승리를 따냈다. 금민철은 9월 30일 롯데와 준PO 2차전에서 6이닝 6피안타·무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7일 SK와의 PO 1차전에서도 5이닝 6피안타·1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김현수가 “4차전에서 져도 걱정 없다. 5차전에는 ‘금커터’(컷패스트볼이 주무기인 금민철의 별명)가 나오니까”라고 금민철의 어깨를 두드릴 만큼 그를 향한 신뢰도가 한껏 치솟은 상태다.

상대 타자들이 ‘휘는 직구’라고 표현한 금민철표 직구는 수차례 상대 타자의 배트를 부러뜨렸다. 110㎞대 초반부터 120㎞ 중반까지 구속 변화가 가능한 커브도 위력적이었다. 여기에 비밀 무기도 하나 갖췄다. 금민철은 “준PO에서 3~4개의 포크볼을 던져 봤다. PO에서는 10개로 늘렸다. 이제는 승부구로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몸상태도 완벽에 가깝다. 그는 “시즌 중에는 선발로 나왔다가 불펜으로 내려가는 상황이 반복돼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확실한 휴식이 보장되는 선발로 나서니 몸 만들기가 편하다”고 말했다.

SK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과3분의1이닝 3피안타·1실점(비자책)을 기록한 일본인 카도쿠라(36)를 선발로 내세웠다. 당시 카도쿠라는 슬라이더와 포크볼,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으로 두산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4일 휴식 후 등판 일정이 잡혀 체력적인 문제도 없다. 다만 부담감 극복이 카도쿠라에게 주어진 과제다. 김광현·송은범·전병두의 부상으로 심각한 투수난을 겪고 있는 SK로서는 선발 카도쿠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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