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아시아정상 포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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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한국 야구가 콧대 높은 일본의 '수비 야구' 를 무너뜨리고 아시아야구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1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제20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결승리그 최종전에서 일본을 5 - 3으로 꺾고 결승리그 3전 전승을 올리며 97년 대만대회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일본의 오다가케 감독은 한국과의 경기에 앞서 "우리는 수비가 강하다.

지키는 야구를 하겠다" 며 수비력을 자랑했으나 이날 일본은 실책성 안타를 잇따라 내주며 무너졌다.

일본 선발 고이케의 호투에 눌리던 한국은 1 - 3으로 뒤지던 6회말 일본의 구원투수 다카하시가 마운드에 오르면서 추격의 실마리를 풀었다.

선두 홍성흔이 우전안타로 포문을 열자 1사후 유지현이 볼넷을 골라 1사 1, 2루의 동점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전날 대만전에서 결승타를 때린 박재홍이 오른쪽 펜스 앞까지 날아가는 타구를 날렸으나 일본 우익수 가지야마가 글러브 속에 담았다 놓치면서 2루타로 만들어줘 1점을 따라붙었다.

계속된 1사 2, 3루에서 이승엽의 1루 땅볼로 동점을 만든 한국은 2사 3루에서 김동주의 빗맞은 플라이를 다시 한번 가지야마가 판단미스로 2루타로 만들어줘 4 - 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박재홍과 김동주의 타구는 모두 잡을 수 있는 타구였으나 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일본과의 결승에서 한대화의 결승 홈런을 파울로부터 지켜준 잠실구장 외야의 신 (神) 이 이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겨 한국의 역전승을 도왔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7회말 2사 3루에서 이병규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 5 - 3으로 앞서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정민철을 선발로 내세운 한국은 문동환 (4회).구대성 (7회) 을 잇따라 투입하며 일본 타선을 틀어막았다.

이번 대회에서 20타수 10안타를 때린 이병규는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이태일.성호준.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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