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자카 장외선 '얌전'…亞야구 선수·감독 개성만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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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국.일본.대만의 '야구 삼국지' 는 등장인물의 개성이 독특해 경기의 재미를 한층 높이고 있다.

'괴물투수' 마쓰자카는 1천5백여명의 일본팬들을 잠실까지 몰고온 스타선수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얌전한 '숙녀' 같다.

지난 13일 김포공항 입국장에 몰려든 취재진 2백여명 앞에서 얼굴까지 붉히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던 마쓰자카는 15일 대만전을 승리로 이끈 뒤 인터뷰에서 "동료들과 함께 얻은 승리" 라며 겸손해 했다.

그러나 마쓰자카는 "기회가 온다면 한국전에도 등판하겠다" 며 한.일전에의 투지를 불태웠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일본의 주전포수 후루타는 각 팀을 분석하는 실력도 야구 해설가 못지않은 수준급이었다.

후루타는 15일 대만과의 경기에서 어렵게 승리한 뒤 "우리 (일본)가 졌어도 할 말이 없을 만큼 대만은 훌륭한 전력을 갖췄다" 고 평가했다.

일본 오다가케 감독은 '내숭형' .그는 "한국과의 경기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느냐" 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국팀의 경기를 직접 보지 못했다" 며 대답을 피하고 있다.

대만 린화웨이 감독은 '지략가' 다운 음흉한 스타일. 지난 13일 일본과의 예선전에서 큰 점수차로 진 뒤 "우리가 실력이 없어서 진 것" 이라며 시치미를 떼 전력 노출을 피한 뒤 15일 일본과의 결승리그 경기에서는 마쓰자카를 상대로 총력전을 벌여 팽팽한 경기를 펼쳤다.

린화웨이 감독은 일본에 분패한 뒤 심판 판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팀 감독과 선수들은 순진.솔직한 편. 주성노 감독은 15일 중국전 부진에 대해 "선수들이 집단 슬럼프 기미를 보인다" 며 1급 비밀을 아무 생각없이 노출시켰다.

중국전에서 안타를 한개도 때리지 못한 이승엽은 인터뷰실에서 머리를 벽에 찧으며 자책하는 순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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