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공항버스'주민 반발…공항주변 일반버스 안다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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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김포공항 주변 주민들만 비싼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은 일종의 횡포라고 생각합니다. "

서울 강서구 방화1동에서 서초구 반포고속터미널 인근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金모 (38) 씨는 버스를 탈 때마다 억울한 생각이 든다.

이 구간을 오가는 600번 공항버스가 일반 시내.좌석버스보다 8백~2백원이 더 비싼 1천3백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노선을 오가는 시내버스나 좌석버스가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이용할 수 밖에 없다.

다른 노선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려면 2번 이상 갈아타야 한다.

600번 (김포공항~잠실 롯데월드앞). 600 - 1번 (김포공항~청계천6가) 공항버스가 서울시내 3백60여개 노선버스 중 유독 비싼 요금을 받고있어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강서.영등포구 주민 약1만명은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이 구간에 일반 시내버스나 좌석버스를 신설하든지 공항버스의 요금을 내려달라는 민원을 구청 및 서울시에 계속 제기하고 있다.

이들 2개 노선버스만 비싼 요금을 받는 것은 한정면허를 취득한 때문. 한정면허는 공항을 오가며 호텔이나 면세점 등의 몇개 정류장만 정차하는 관광객을 위한 특별노선 등에 지정된다.

하지만 공항버스는 지난해 7월 일반면허에서 한정면허로 변경되면서 기존 노선 그대로 20~24개 정류장에서 정차하며 운행되고 있다.

이는 공항을 오가는 칼 리무진.공항터미널 버스가 직행 또는 3~4군데 정차하는 것과 대조된다.

계속되는 민원에 서울시는 지난 6월 중순 버스노선 조정 때 공항버스와 유사한 노선을 새로 도입하려고 했다.

그러나 노선조정 위원회가 이를 부결시켜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공항 버스업체가 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모의원과 조정심의위원인 시의원을 대상으로 거액의 로비를 벌였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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