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한국대장정' 마친 브루노·보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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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강원도 어딘가를 지나치면서 버스에서 길을 묻는 우리에게 친절히 설명해주다가 정류장을 지나친 할머니가 가장 떠올라요. "

KBS2 '이휘재.남희석의 한국이 보인다' (일 오후5시50분) 의 인기코너 '한국 대장정' 에서 전국을 누빈 브루노와 보챙의 이야기다.

이들은 지난 5월초 강원도 고성군 대진항을 출발해 8월말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에 도착하기까지 넉 달 동안 강행군을 펼쳤다.

중국 태생으로 홍콩에서 살다 캐나다에서 공부하고 있는 보챙 (姜波.23) 과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독일에 거주하고 있는 브루노 루치아노 지오바니 브루니 (21) 는 모두 한국과 아시아를 알기 위해 각각 연세대와 이화여대에서 잠시 유학 중인 대학생. 우연한 기회로 방송국의 한국기행에 참여하게 됐다.

이들은 서당서 잡담을 하다 훈장 어르신으로부터 회초리를 맞기도 했고, 새참으로 막걸리를 먹고 취해 보리밭에 구른 적도 있었다.

물론 즐거운 경험도 많았다. 오징어잡이 배를 타고 나가 원없이 회를 먹었고 여자 한복을 입고 부채춤도 춰봤다.

"한국인의 친절함에 큰 감동을 받았어요. 얼굴이 알려지지 않았던 방송 초기에도 '우리 집에 들어와서 자라' 고 권하시더라고요. " 브르노의 말이다.

좀 매운 맛을 빼면 한국음식도 마음에 들었단다. 보챙은 비빔밥을 '피빔밥' 이라 부르면서도 맛있게 먹었다. 오죽하면 요강을 '비빔밥통' 이라고 불렀을까.

"번데기 빼고는 다 잘 먹는다" 는 브루노는 한국서 2년 넘게 거주한 덕에 풋고추를 된장에 푹 찍어먹게 됐다. 이들은 몸으로 부대낀 '한국 체험' 이 자신의 삶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동서양 사이의 다리를 놓는 직업을 가질 계획이기에 더욱 값진 경험이었다. " (브루노) "한국 농촌의 모습에서 중국의 미래를 봤다. 중국 발전을 위해 일할 생각이다. " (보챙)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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