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처럼 올린 ‘유튜브 러브송’ 깜짝 인기에 저도 놀랐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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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어쿠스틱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데이비드 최는 “일렉트로닉 음악도 좋아하지만 소소한 일상을 담고 있는 내 노래에는 어쿠스틱한 느낌이 어울린다”고 말했다. [최승식 기자]

특별한 무대장치도 없었다. 그저 기타를 들고 작은 의자에 앉은 한 청년.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보여준 단출한 모습 그대로였다. 하지만 맑은 기타 반주에 실린 힘있는 목소리는 클럽을 가득 메운 180여 명의 관객을 순식간에 열광시켰다. 지난 주말 홍익대 앞 ‘클럽 타’에서 열린 재미동포 가수 데이비드 최(23)의 첫 한국무대. 태어나 처음 한국을 찾았다는 그는 “한국말도 유창하게 못하는 제가 한국 팬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다니 너무 기쁘다”며 감격했다.

데이비드 최는 유튜브가 키워낸 스타다. 그가 직접 만들어 부른 ‘유튜브 러브송’ 동영상 조회수는 4000만에 육박한다. “보다 많은 사람이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에” 장난처럼 올린 동영상이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킬 줄은 본인도 몰랐다. 인기에 힘입어 올 초 첫 앨범 ‘온리 유(Only You)’를 발표했다. 작사·작곡에서부터 모든 과정을 본인이 직접 작업한 음반이다. 국내에서도 커피·화장품·보험회사 등의 CF에 그의 노래 ‘하우 롱(How Long)’ 등이 배경음악으로 쓰이고 있다.

그는 어려서부터 피아노·바이올린·기타를 배우며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했다. 한국에서 가수데뷔를 준비하다 미국으로 건너간 아버지 덕분이다.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 “한 친구가 음악시간에 자작곡을 부르는 걸 보며, ‘혹시 나도 음악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바로 그날부터 키보드를 두드리며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죠.”

유튜브 스타가 되기 전부터 미국에서는 꽤 큰 음악경연대회인 ‘10대를 위한 존 레넌 송라이팅 경연대회’와 ‘데이비드 보위 매시업 콘테스트’ 등에 참가해 대상을 받기도 했다.

첫 한국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13일 텍사스를 시작으로 미국 서부 8개 도시와 캐나타 뱅쿠버를 도는 투어 콘서트에 나선다. 내년 초 2집 앨범을 발표하고 한국에도 다시 올 예정이다.

“명동에서 칼국수를 먹어봤는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었어요. 칼국수를 먹기 위해서라도 꼭 다시 한국에 올 겁니다.” 미소가 순박했다.

이영희 기자 ,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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