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2시쯤 서울 종로구 종로3가 대로변. 지난달 구입한 LP가스 승합차를 몰고 거래처로 향하던 成모 (34.회사원) 씨는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LP가스가 떨어져 차가 길 한복판에서 서버렸던 것. 급히 충전소를 찾아봤지만 중심가여서 허사였다.
자동차보험회사에서 제공하는 무료 견인서비스도 승합차엔 적용되지 않아 成씨는 오지도 가지도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최근 연료비가 적게 들고 각종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는 LP가스 승합차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으나 LP가스 충전소는 턱없이 부족해 승합차 이용자들의 불편이 크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7월말 현재 전국의 승합차 수는 지난해말 74만9천여대에서 12.6% 증가한 84만4천여대. 이는 98년 1년 동안의 증가율 (4.1%) 을 세배나 웃도는 수치다.
그러나 7월말 현재 자동차용 LP가스 충전소는 지난해말보다 12곳 늘어난 5백88곳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해 경기 부천 LP가스 충전소 폭발로 주거.상업지역에는 신규 충전소가 금지되는 등 설치규정이 강화돼 차량 통행이 많은 도심지엔 신규 충전소가 한곳도 없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산호당연료 안전관리자 李범경 (38) 씨는 "길가에서 연료가 떨어져 전화를 걸어오는 승합차 운전자가 하루 10여명에 이른다" 고 말했다.
특히 대부분 승합차의 LP가스 계기판이 연료가 거의 떨어져도 경고등이 켜지지 않을 뿐 아니라 더운 날씨엔 연료가 빨리 기화되거나 에어컨 과다 사용으로 갑자기 연료가 떨어질 확률이 크다고 자동차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LP가스 충전소는 개별사업자들의 판단에 따라 지어지는 것이어서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으며 지으려는 사업자가 있다 해도 주민들이 반대하는 경우가 많아 뾰족한 대책이 없는 형편" 이라고 말했다.
배익준 기자